19일 금융위 산하 증선위서 안건 의결
금융위서 내달 최종 결정시 국내 3번째 단기금융업 인가사
자기자본 2배 레버리지 가능해 수익성 증대에 긍정적

KB증권 각자대표인 박정림(왼쪽) 대표와 김성현 대표. / 사진=KB증권.
KB증권 각자대표인 박정림(왼쪽) 대표와 김성현 대표. / 사진=KB증권.

KB증권이 국내 세 번째 단기금융업 인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발행어음 사업은 증권사의 자기자본 레버리지(지렛대) 활용폭을 넓힐 수 있는 수단으로 단순한 대출 마진을 넘어 다양한 투자 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016년 말 합병 이후 좀처럼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는 KB증권으로선 반전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다만 발행어음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KB증권이 극복해야 할 요인으로 분석된다. 

◇ 2년만에 발행어음 사업 문을 연 KB증권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 정례회의에서는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안을 상정한다. 증선위에서 인가 안건이 의결되면 내달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인가가 결정된다. 증권업계에선 큰 이변이 없는 한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기금융업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가 만기 1년 이내의 발행어음을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할 수 있는 업무를 말한다. 금융당국은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기 위해 초대형투자은행(IB) 육성에 나섰고, 단기금융업을 초대형IB의 핵심 업무 중 하나로 내세웠다. KB증권은 2016년 말 옛 현대증권과 합병하면서 자기자본 4조원 기준을 충족했다.

하지만 KB증권은 곧바로 단기금융업 인가에 성공하지 못했다. KB증권은 2017년부터 초대형IB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단기금융업을 준비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1월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현대증권이 합병 전 받았던 일부 영업정지 징계가 발목을 잡았다. 이후 지난해 8월 제재가 종료되면서 KB증권은 지난해 12월 인가를 재신청했다. 이번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게 되면 도전한 지 2년만에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다.

KB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게되면 국내에서 세 번째 사업자가 된다. 앞선 2017년 11월 한국투자증권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5월에 인가를 받으면서 두 번째 사업자가 됐다.  

◇ 자기자본 활용 시대···KB증권 수익성 증대 성공할까 

KB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에 9부 능선을 넘으면서 이제는 수익성 증대 여부에 시선이 옮겨진다. KB증권은 합병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KB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2500억원, 순이익으로 189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2.59%, 19.4% 급감한 것이다. 국내 56개 증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기금융업 인가는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확정 금리를 제공하고 자금을 조달 받아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지렛대가 되는 까닭이다. 특히 발행어음을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할 수 있어 활용폭이 넓다. 조달 받은 자금은 안정적인 회사채 투자나 기업대출 등으로 쓸 수도 있고 사모펀드(PEF), 스팩(SPAC), 벤처캐피탈, 메자닌 등 다양한 방면에 투자도 가능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누적 잔액은 각각 4조7000억원, 2조7000억원 수준이다. 발행어음 마진은 약 1% 수준으로 추정된다. 조달한 자금을 회사채 위주의 안정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탓이다. 이마저도 수백억원의 수익을 창출한다. 향후 기업금융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할 경우 발행어음 마진은 1.5% 이상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발행어음 잔액이 최대로 늘어날 경우 KB증권을 포함한 발행어음 발행 증권사들의 수익성은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이 초대형IB에 중요한 이유는 자기자본의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데 있다. 3%대 낮은 이자로 수조원대 자금을 투자자로부터 빌려 각종 투자에 나서는 것과 같다”며 “리스크도 존재하지만 비용이 고정적인 까닭에 증권사 하기에 따라 기대 수익 상방이 열려있다. 또 한편으로는 은행 예금 이자보다 높은 확정 이자로 리테일 차원에서 고객 유치 효과도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KB증권이 향후 풀어야할 과제로 평가된다. 자금 조달 비용이라 할 수 있는 확정 금리가 증권사 간 경쟁에 따라 높아질 수 있는 까닭이다. 이 경우 목표하는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수 있는데다 마진이 낮아질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더불어 자금 운용 역량 확보도 KB증권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발행어음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운용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선 전체적인 자산운용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장이 좋지 않았던 영향도 있지만 지난해 실적 악화의 한 요인 중에는 유가증권과 파생금융상품의 거래 및 자기자본투자업무(PI)를 담당하는 자산운용 부문의 부진이 있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월 지난해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KB증권의 운용 역량을 강화하고 파생상품 발행 및 운용프로세스를 재정비 하는 등 대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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