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2 LNG운반선 수주 증가 등 업황 회복에도 지역 경기는 안갯속
거제 ‘고용위기지역’ 1년 연장, 고용률 59.1% 전국평균 하회···상인들 “지역경기 말이 아니다”

경남 거제지역 조선소 근무자들이 출근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경남 거제지역 조선소 근무자들이 출근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조선업계의 업황 회복에도 불구하고 인근 지역경기의 사정은 쉽사리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이 위치한 경남 거제지역의 경우, 조선소 담벼락 안팎의 온도차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은 예년에 비해 회복세를 띠고 있다. 국내 조선사의 LNG운반선 수요가 늘어난 데다, 대형 선주들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드러냈지만 품질에 문제를 드러낸 중국을 외면하고 재차 우리 조선업계를 찾는 기조 속에서 개선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LNG운반선 4척, 초대형원유운반선 6척, 잠수함 3척 등을 수주했다. 올 수주목표액 83억7000만달러 중 23억1000만달러를 이뤘다. 달성률로 따지면 27.6%다. 특히 최근 LNG운반선 수주계약에 성공한 그리스 최대 해운사 안젤리쿠시스그룹과의 추가발주가 논의 중인 상황에서 하반기 실적개선 기대감이 더욱 높다는 후문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덴마크 네비게이어캐피탈이 삼성중공업이 보유하는 LNG운반선 옵션을 확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네비게이어캐피탈은 지난해 12월 삼성중공업에 17만4000CBM(입방미터)급 LNG선을 발주하면서 추가로 발주할 수 있는 옵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 측이 확보한 옵션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비슷한 규모의 선박을 발주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 당시 선가는 1억8600만달러였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LNG운반선 7척을 수주했다. 올 수주목표액 78억달러 중 17%인 13억달러의 수주를 성공한 셈이다. 여기에 하반기 해양플랜트 수주 가능성까지 점쳐지며 회복에 속도를 붙이는 모양새다.

반면 지역경기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거제지역은 조선업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각종 고용동향 지표가 악화돼 지난해 4월 1년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 4일이 지정기간 종료일이었는데, 고용노동부는 거제 등 8개 지역에 고용위기지역 지정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하반기 시군별 주요고용지표’에 따르면 거제지역의 실업률은 7.1%로 전국 최고치를 보였다. 고용률은 59.1%를 나타냈다. 2015년 하반기 65.3%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다. 전국 시(市)지역 평균고용률이 60%였던 점을 감안하면 평균을 하회하고 있는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와 인접한 옥포시장 원일식 전 상인회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능한 숙련공들이 유출되기 시작하면서 지역경기가 부침을 겪기 시작했는데, 업체 사정과 별개로 지역 상권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최근에는 현대중공업 인수 반대시위까지 겹치며 시간을 거듭할수록 악화되는 조짐”이라고 토로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와 인접한 고현시장 공정규 변영회장은 “거제를 떠나면서 새 보금자리에 터를 잡고, 아이를 전학시켰던 이들이 일감이 생겼다고 한들 다시 가정을 이끌고 거제로 돌아오려 하겠느냐”며 “지금이 최악이겠거니 하다가도 돌이켜보면 그때가 차라리 지금보다 나았다 싶을 정도로 지역경기가 말이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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