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업계 기상장사 찾기 어려워·상장 시점도 미정
영업이익 수직 상승중···올해 말 다른 회사 돼 있을 수도

카카오페이지가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올라설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 카카오페이지의 기업가치를 두고는 예측이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 사진=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지가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올라설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 카카오페이지의 기업가치를 두고는 예측이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 사진=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지가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 카카오페이지의 기업가치를 두고 예측이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카카오페이지와 비슷한 기상장사를 찾기 어려울 뿐더러 상장 시점도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는 최근 상장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지는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그룹의 종합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업체다. 웹툰과 웹소설, 주문형 비디오(VOD)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영화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으로 콘텐츠를 확대하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높은 성장률에 기업가치 산정 난이도 '급상승'

문제는 성장률이 높다는 점은 곧 상장시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어렵게 하는 요소라는 점이다. 카카오페이지가 상장시점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년 고속 성장 중인 카카오페이지는 올해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급격한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따라서 내년 상장 시점에서의 가치를 지금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속 성장하는 IT 관련 기업의 가치를 산정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올해 연말에 카카오페이지가 지금과는 전혀 다른 회사가 돼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상장 주관사 선정에 참여한 증권사들간의 상장 밸류는 편차가 크게 나타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증권사들은 주관사 선정을 위한 PT에서 4조원에 가까운 가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카카오페이지는 현 시점에서 무리하게 상장 밸류를 높여잡기 보다는 내실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수치보다는 향후 적절한 상장 시점과 상장 밸류를 납득시킬 수 있는 상장 스토리 등에 무게를 뒀다는 이야기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카카오페이지가 이번 상장을 통해 약 1조5000억원 수준의 상장 밸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지금 시점에서 추정한 수치다. 최근 올해 연말 뿐만 아니라 향후 수년간 얼마나 성장할지는 예측이 어렵다. 과거 3년간 카카오페이지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계산해보면 매출액은 171%, 영업이익은 501% 성장했다. 

카카오페이지 과거 3년간 실적 추이 / 표=김태길 디자이너
카카오페이지 과거 3년간 실적 추이 / 표=김태길 디자이너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1875억원, 영업이익으로 126억원을 기록했다. 한해 전인 2017년 매출액 1184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한 데 비해 매출액은 58%, 영업이익은 382% 증가했다. 그 전인 2016년 매출액은 640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이다. 한해 전에도 매출액 기준 185%, 영업이익 기준 660% 성장하며 가파른 흐름을 보인 셈이다. 이 같은 성장률이 올해 연말은 물론 내년과 내후년에도 이어질지는 현 시점에서 예상이 불가능하다.

◇3년간 영업이익 501% 성장···"상장시 가격 보다 가치 설명이 중요"

영업실적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IT업계에서는 기업 가치평가를 위해 이용자수를 활용한 사례도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게임 등에서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 ARPU(평균결재액)을 고려해서 매출액을 추정하는 식이다.

카카오페이지는 현재 2000만명 이상의 누적가입자를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MAU는 지난해 기준으로 400만명 중반대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이용자수를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추정하는 방식은 현재 관련 업계에서도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동종 업계라도 핵심 콘텐츠와 수익 구조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카카오페이지와 비교할 만한 기상장회사가 없다는 점이 다시 한번 어려운 점으로 작용한다.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진 상장사가 있다면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을 MAU로 나눠 MAU당 시가총액을 적용할 수 있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웹툰과 웹소설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중인 회사 가운데 상장한 곳을 찾기 어렵다. 지난 2017년 네이버 웹툰사업부문에서 물적분할된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MAU가 5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비상장 상태다. 

ARPU를 일정 수준 조정해서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과 웹소설 등을 유료로 제공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광고 등을 통한 매출이 발생하는 SNS와 내부 아이템 등의 구매를 통한 과금 구조를 갖춘 게임 업체 들과 직접 비교가 쉽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재무적투자자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지만 현시점에서는 의미 없는 숫자라며 지금으로서는 카카오페이지가 상장시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 보다는 어떻게 그 가치를 설명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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