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부동산 시장 리더가 된 노원·구로·강서
  • 노경은 기자(nic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4.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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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거래량으론 가장 많아···거래량 낙폭 적은 곳은 금천·은평
집값 비싼 송파·강남·용산 지역 충격파 커
서울 내 상대적으로 거래가 저렴한 가성비 우수한 곳이 당분간 시장 이끌 듯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급매물을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급매물을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내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35살 직장인 A씨는 지난 2월 서울 중계동의 전용 59㎡ 아파트를 4억 2000만 원에 매입했다. 단지가 7호선 중계역 4,5번 출구와 닿아있어 직장인 청담역까지의 접근성이 우수한데다, 3500세대에 달하는 대단지여서 편의시설이 잘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매입을 결정했다. 이곳은 강북의 대치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학원이 밀집해있어 추후 자녀 교육까지 생각했을 때에도 실거주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근 단지인 중계주공5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것은 어린 학부모를 둔 자녀나 신혼부부들이 주로 찾는다”라며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잠깐 조정을 거치긴 했지만 최근엔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일부 단지는 9·13 대책 때보다 더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주택시장의 리더가 바뀌었다. 그동안은 호재가 많은 지역인 서울 송파구, 강남구, 용산구 순으로 많은 거래가 일어나며 이들이 시장을 리드해왔다면 올 1분기에는 서울 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자치구인 노원구, 구로구, 도봉구에서 거래량이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됨에 따라 각종 호재로 집값 상승을 기대할 만한 곳보다는 시세가 낮은 지역에 수요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3월 서울에서는 노원구(543건), 구로구(304건), 도봉구(291건) 순으로 단순 주택거래량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천구(155건, 전년대비 40.7%), 은평구(290, 전년대비 27.3%)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래량 감소폭이 가장 적었다.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등의 충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셈이다.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저렴한 지역이어서 실수요자가 몰린 덕분이다. 실제 A씨가 매입한 중계동 중계그린 아파트만 봐도 9‧13 대책과는 상관없이 집값이 하락은 커녕 대책 이전보다 되레 1000만~2000만 원 가량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다. 집값 하락기에 인기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이는 강남권 거래량과 견주어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송파구는 지난해 서울에서 노원구에 이어 2번째로 거래량이 많은 자치구였으나 올 1분기에는 전년대비 89.9% 급감하며 8번째로 밀려났다. 강남구 역시 거래량 기준으로 11번째로 밀려났다. 용산구 역시 지리적으로는 강북에 위치해 있지만 각종 호재로 그동안 강남 못잖은 집값 상승률을 보여 왔는데, 올 1분기 거래건수(83건)는 전년(1673건) 대비 5%에 그치며 거래량 하락세가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컸다.

송파구, 강남구, 용산구는 서울에서 집값이 비싼 지역 중 하나다. KB부동산이 올 1월 내놓은 단위면적(3.3㎡)당 아파트 평균가격에 따르면 송파구는 3686만 원, 강남구는 5329만 원, 용산구는 3544만 원 순으로 각각 3위, 1위, 4위였다. 그동안 각종 호재로 집값 상승 흐름을 이끌어 온 이들 지역은 거래시장에서 비주류가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주택규제가 강할 때에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의 충격이 더 크고 저렴한 곳의 거래가 살아나는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은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 팀장은 “올 해 들어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요인 중 하나가 대출규제인데, 노원구나 구로구는 대출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 지역이다보니 실수요자가 몰린 듯 하다. 반대로 고가 아파트가 몰려있고 투자재 성격이 강해 규제영향을 많이 받는 강남권은 거래량 축소 및 집값 하락이 클 수밖에 없다.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구로구의 경우 당분간 집값이 더 낮아지면서 거래량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 현재 항동지구에서만 1000여 가구 이상 입주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김은진 팀장은 “해당지역에 입주물량이 풀리면서 구로구는 단기적으로 집값이 하락 조정 받을 여지가 있다. 신흥 주거타운이 공급되면서 낮은 가격에 수요층이 더 몰리고 거래가 일어나기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경은 기자
금융투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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