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부문 강화 일환···카드업계 2위 넘볼 수 있어
레버리지비율·업계불황 등 리스크 존재···인수가격 조정 관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추진하는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추진하는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추진하는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정부의 수수료 인하 정책 및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 갈등 등으로 카드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 만큼 협상 과정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인수가격 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롯데카드 인수, 하나금융 비은행 강화할 ‘분수령’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본입찰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를 통한 카드업 확대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은행 부문 실적을 강화하겠다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포부가 반영됐다.

현재 하나금융지주는 은행 부문 의존도가 3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당기순이익 비중은 18%에 불과하다.

이는 신한금융지주(31%)와 KB금융지주(31%)에 비해 저조한 수준으로 3대 금융지주(신한·KB국민·하나금융지주) 중 은행 편식 현상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은 취임 당시 “2025년까지 비은행 이익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이번 롯데카드 인수가 비은행 부문 강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카드업계 2위 자리를 노릴 수 있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은 8.25%로 롯데카드의 점유율을 합하면 20% 가까이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어 업계 1위인 신한카드(22%)에 버금가는 업계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롯데카드는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내 카드 사업권을 확보해 해외 진출을 통한 카드업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올해 주요 사업과제로 ‘글로벌 역량 강화’를 내세운 하나금융 입장에선 롯데카드의 베트남 사업권이 강력한 인수 동기로 작용한다.

◇ 비은행 실적 강화 장점이나···카드업 불황 리스크로 작용

롯데카드 인수는 비은행 부문 사업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카드업계의 불황이 가속되고 있는 만큼 단점도 존재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카드사를 인수해 카드업 비중이 높아지면 그만큼 감당해야 할 업계 리스크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카드산업은 지난해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은 영세 및 중소상인을 위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최저임금 인상,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겠다는 취지이나 그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은 카드사 측이 부담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에는 현대차와 쌍용차가 카드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형가맹점과의 협상에서 카드사들이 사실상 백기를 들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국내 카드업계에 불어닥친 악재는 롯데카드에도 예외가 아니다. 일장일단이 있는 만큼 하나금융 입장에선 인수가격 조정을 통해 이득은 최대화하고 부담을 최소화 시키는 전략이 이번 인수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롯데카드에서 원하는 매각가격은 1조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카드의 레버리지비율, 카드업계 불황 등 리스크를 고려하면 하나금융지주가 인수가격을 롯데카드의 기대치보다 낮게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과 하나카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이번 본입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정확한 결과는 19일 이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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