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지난해 매출, 투썸·이디야·커피빈·할리스 합친 금액 2배 웃돌아···주요 상권 집중 진출로 시장 파이 키워
올 상반기 2군데 새 매장 오픈하는 블루보틀이 새 메기 될 지 관심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지형이 1개의 강한 스타벅스와 여러 개의 중소 프랜차이즈로 굳어지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16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긴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지난해 매출 1.5조원을 찍었다. 투썸플레이스와 이디야, 커피빈, 할리스 매출을 합친 8000억원을 두 배 가까이 웃돈다. 여타 경쟁업체를 큰 격차로 따돌리는 모습이 커피계의 유니클로 같은 모습이다.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의 지난해 매출을 보면 스타벅스가 1조5224억원이다. 전년(1조2634억원) 대비 20.5%나 증가했다. 매출 상승세를 보면 조만간 2조원대 초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식품업체들과 비슷한 덩치로 커질 것으로도 보인다. 업력에 비해 성장속도가 매우 빠른 것이다.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늘었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428억원으로 전년(1144억원) 대비 24.8% 올랐다. 

광화문역 인근 지역 모습. 스벅 옆에 스벅 옆에 스벅 아래에 스벅인 모습. /사진=지도앱 화면 캡처
서울 광화문역 인근 모습. 스벅 옆에 스벅 옆에 스벅 아래에 스벅인 모습. 지도에만 20개의 스타벅스 매장(리저브 포함)이 보인다. /사진=지도앱 화면 캡처

스타벅스는 매장수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스타벅스 전 매장은 스타벅스코리아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이다. 가맹점 형태로 출점하고 있는 투썸플레이스나 이디야는 가맹사업법에 따라 기존 가맹사업자의 영업권 보장을 위해 근접출점이 제한된다. 500미터 거리제한을 두고 출점하기 때문에 주요 상권에 한 브랜드의 매장이 많이 들어설 수 없다. 전국에 매장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이디야이지만 '이디야 바로 옆에 이디야'를 볼 수 없는 이유다. 반면 직영점 형태인 스타벅스는 이같은 규제를 받지 않아 거리제한 없이 원하는 곳에 출점할 수 있다. '스벅 옆에 스벅'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주요 상권을 스타벅스가 점령할 수 있는 것이다. 지도앱에 광화문역을 검색하고 일대를 보면, 스타벅스가 한 블록 당 한 개의 매장을 낸 것을 볼 수 있다. 

/자료=각 사,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자료=각 사,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스타벅스 매장수는 2016년 1000호점을 돌파한 이후 2017년 1140개에서 2018년 1262개까지 늘었다.

매출액 기준 2위 업체인 투썸플레이스 매장수는 2017년 943개에서 지난해 1069개로 늘었다. 3위 업체 이디야는 2017년 2142개에서 2018년 2407개로 늘었다. 이디야는 올해 말까지 3000호점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위와는 큰 격차로 벌어졌지만 2,3위 업체들의 매출도 늘고 있다. 다만 매출 차이가 크다보니 1위 따라잡기가 목표라기 보다는 자사 브랜드 키우기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2월 CJ푸드빌에서 분사한 투썸플레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2742억원, 영업이익은 291억원이었다. 3위 이디야는 2017년 1841억원에서 지난해 2004억원으로 8.8% 올랐다. 4위 커피빈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1666억원으로 전년(1576억원) 대비 5.7% 늘었고, 5위 할리스의 지난해 매출은 1548억원으로 전년(1408억원) 대비 9.9% 증가했다. 

◇ 블루보틀, 새 메기? 

이런 상황에서 블루보틀이 문을 연다. 블루보틀커피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내 성수동과 삼청동에 각각 1호점과 2호점을 열겠다고 밝혔다. 당초 블루보틀은 국내 진출 소식이 전해지며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불리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블루보틀 커피는 국내 시장에 스타벅스와 같은 직영점 방식으로 진출한다. 

다만 스타벅스와는 운영상에 차이점이 있을듯 싶다. 주요 상권에 공격적인 출점 전략 펼치고 있는 스타벅스와는 달리, 블루보틀은 그간 '적은 매장수에 직접 내려주는 커피'를 컨셉을 내세우고 있다. 전세계에 미국과 일본에만 있는 블루보틀은 각각 50개, 8개 정도의 매장만을 갖고 있을 정도로 '공격 출점'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바리스타가 천천히 내려주는 커피'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일본 블루보틀 매장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천천히'가 정말 말 그대로 '천천히'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매장 손님의 절반이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성수 1호점의 인기도 짐작해볼 수 있다. 1000호점을 넘긴 국내 커피전문점과 정면 대결은 아니겠지만, 블루보틀 1호점과 2호점은 당분간 성수동과 삼청동의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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