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지역 측정대행업체 4곳과 공모 조작···4년간 총 1만3096건 허위 성적서 발행
환경부 “전국 대기 분야 측정대행업체 관리실태 감사 결과·종합개선방안 5월까지 마련”

최종원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전남 여수산업단지 내 LG화학·한화케미칼 등 대기업과 사업장 235곳이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 수치를 조작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종원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전남 여수산업단지 내 LG화학·한화케미칼 등 대기업과 사업장 235곳이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 수치를 조작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LG화학, 한화케미칼 등 광주·전남 지역 사업장 235곳이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배출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17일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 황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조작한 측정대행업체 4곳과 측정을 의뢰하고 배출량 조작을 공모한 사업장 235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 전남 지역의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들을 조사한 결과 여수산업단지 지역 측정대행업체 4곳에서 미세먼지 배출 조작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배출 조작이 확인된 측정대행업체 4곳은 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다. 또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 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을 포함한 총 235곳이다.

이들 측정대행업체는 측정을 의뢰한 사업장 235곳에 대해 지난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3096건의 대기오염 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도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측정대행업체의 대기측정 기록부를 조사한 결과, 직원 1명이 같은 시간대에 여러 장소에서 측정한 것으로 기록한 8843건은 실제 측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4253건은 실제 측정값을 대기오염 물질 배출 농도의 33.6% 수준으로 축소하는 방식으로 조작했다.

이 밖에도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는데도 이상이 없다고 조작한 사례도 있었다. 먼지와 황산화물 측정값도 법적 기준의 30% 미만으로 조작해 대기기본배출 부과금도 면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청은 지난 15일 이들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6곳의 배출업체를 기소 의견으로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송치했다. 나머지 배출업체는 현재 보강수사를 진행 중이며, 수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추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이번 광주·전남 지역의 적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본다”며 “올해 2월부터 실시 중인 감사원의 ‘대기 분야 측정대행업체 관리실태’ 감사 결과와 전국 일제 점검 등을 통해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5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화학, 한화케미칼 로고. / 사진=연합뉴스
LG화학, 한화케미칼 로고.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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