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2010년 한우암소감축장려금 지원사업 실시···한우 수급물량 제한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우 인기···사육두수 제한으로 시장 수요를 공급이 못 따라가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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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의 한 대형마트가 정상가의 절반 가격에 한우를 내놓으면서 비싼 한우 값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이벤트를 실시한 롯데마트는 경매 단계에서 한우를 공급받아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물론 유통단계를 줄이면 저렴한 가격의 한우를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한우 값이 높게 형성된 이유는 따로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암소도태 장려금을 받으려는 영세 농가의 폐업이 이어짐에 따라 시장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쇠고기 유통은 축산 농가에서 최종 소비자까지 도달하는 데 보통 8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마트는 지역한우경매장에서 매매참가인 자격을 획득해 경매에 참여, 중간상인 도매상 등을 생략할 수 있어 저렴한 한우를 공급할 수 있었다. 단순히 생각하면 다른 유통업체들도 이런 식으로 한우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곳에는 시장경제 원리가 작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 한우 공급구조에서는 유통 단계를 아무리 단순화시켜도 가격을 낮출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갖는다.

한우 시장에는 한우수급 물량을 제한하는 정부의 개입이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우고기 공급과 가격유지를 위해 지난 2012년 일명 암소도태사업(한우암소감축 장려금 지원사업)을 실시했다. 암소를 도축시켜 전체 사육 마릿수를 줄여 폭락한 한우 값을 안정화시키고 농가소득을 보전하기 위한 취지다.

이 사업을 진행한 첫해 정부는 한우 축산농가에게 지급할 암소도태 장려금 예산으로 300억원을 책정했다. 미경산우는 24개월 이내에 도축하면 50만원, 경산우(19월령 이상)는 45개월 이내에 도축하면 30만원 등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해당 사업을 실시한 결과, 2013년 이후 사육 마릿수는 감소하고 이듬해부터는 한우 산지가격은 안정단계에 진입했다. 2011년 282만마리였던 한우는 2015년 256만마리까지 내려갔고 한우 가격은 2014년 600kg 기준 512만원에서 2016년 3월, 667만원까지 올라갔다.

최근 쇠고기 수요가 늘면서 축산농가 제한 정책이 한우 값 고공행진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지적이 유통업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쇠고기 수요를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롯데마트처럼 의도적으로 낮추지 않는 이상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암소도태로 소규모농가들이 많이 폐업해 송아지 수급이 제한됐다. 사육두수를 늘려 한우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우 가격 폭락은 축산농가의 생존권과 직결되기 때문에 무턱되고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는라는 게 축산업계의 반론이다. 한 축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한우 사육두수가 300만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우 값 폭락에 대한 선제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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