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요기요·여기어때 등 인지도 높은 O2O, 이벤트 경쟁 치열···"마케팅 비용 대비 홍보 효과 높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한 주 동안 치킨 ‘0원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시간마다 선착순 5000명에게 특정 브랜드 치킨 1만6000원 쿠폰이 제공된다. 숙박앱 여기어때는 선착순 300명에게 서울랜드 2인 이용권을 100원에 판매했다.

스타트업의 최저가 이벤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배달앱들은 수수료 할인, 반값 할인 외에도 파격적인 쿠폰 이벤트를 하고 있다. 숙박 앱 등 다양한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스타트업들도 최저가 마케팅에 뛰어드는 추세다.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마케팅보다 최저가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를 끌어오는 것이 더 쉽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치킨 0원 이벤트에는 많은 이용자가 몰렸다. 멕시카나, 티바두마리치킨, 후라이드참잘하는집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함께했다. 이외에도 배달의민족은 다음 주 짜장면 0원 이벤트를, 29~30일에는 모든 카테고리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2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모두 다 0원’ 이벤트도 계획 중이다.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를 서비스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1만원 이하 주문 수수료 면제한 지 꽤 됐다. 푸드플라이 앱에서는 오후 2~5시 배달비를 대폭 깎아주고 있다. 지난 2월에는 BBQ와 치킨 반값 이벤트를 진행했다. 요기요 측은 지난달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케팅비용 1000억원을 투자해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최저가 이벤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숙박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지난 12일부터 3일간 선착순 300명에게 서울랜드 입장권을 100원에 판매했다. 할인프로모션이 많은 숙박업계답게 야놀자 또한 초특가 숙박 이벤트를 내놨다. 모두 봄, 여름 특가 숙박 이벤트 등을 출시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 등 SNS 마케팅 효율이 낮아지는 추세”라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SNS외에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는 프로모션을 고민해야 한다. 배달, 숙박 스타트업 모두 가격 경쟁을 하고 있지 않나. 가맹점 보유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따라서 0원, 100원 등 최저가 이벤트를 통해 눈에 띄는 방법을 택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지도 높은 스타트업들이 마케팅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만약 치킨값 1만6000원을 5000마리 정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해도 프랜차이즈 본사와 나눠서 감당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며 “또한 일부 출혈이 있더라도 최저가 이벤트는 마케팅 비용 대비 효율이 좋다”고 덧붙였다.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사라지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O2O앱 사용률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준 성수기라는 봄이 왔다”며 “스타트업들이 시기에 맞춰 고객 유치를 확대하려는 경향이 크다”고 해석했다.

◇ 치솟은 배달비‧음식값에 질린 소비자들 “할인이라도 많이 해줬으면”

소비자들은 O2O앱 수수료가 비싸지는 가운데 최저가 이벤트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 반응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가격을 평균적으로 1000~2000원까지 일괄 올리는 추세다. 인건비 등이 올라가면서 수수료 등도 올랐다.

사진 제공=배달의민족 치킨 0원 이벤트 당첨된 제보자.
/ 사진=배달의민족 치킨 0원 이벤트 당첨된 제보자.

지난 15일 배달의민족 치킨 0원이벤트에 당첨된 변 아무개씨는 “지난 주말 배민라이더스 5000원 할인 쿠폰이 있는 걸 모르고 제값에 마라샹궈를 시켜 먹었다. 좋은 기회를 놓쳐 속이 쓰라렸다”며 “그러다 기사를 보고 치킨 0원 이벤트를 접했다. 이벤트 첫날 첫 타임에 참여해 이벤트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성공요인을 묻자 변씨는 “철저히 준비했다. 오후 4시58분에 알람을 맞춘 후 네이버 시계를 켜놓고 초 단위를 세면서 쿠폰을 발급받았다. 미리 사용법을 꼼꼼히 읽어 선착순 주문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며 “배달의민족은 유독 이벤트가 적었는데 앞으로도 배달앱들이 경쟁하면서 이렇게 파격적인 이벤트를 해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부천 원미구에 사는 석예진씨는 “스타트업들이 불붙는 경쟁이 소비자한테 해될 것은 없다. 오히려 이득”이라며 “요새 물가가 워낙 비싸 최저가 이벤트라도 많아져야 하지 않겠나”고 설명했다.  마포구 합정동에 사는 박 아무개씨는 “치킨값 2만원 시대 0원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스타트업 수익성에 피해가 갈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이벤트 많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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