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중국, 대만 등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상승세
상저하고 전망 빗나가···연준 변화 예측 못해
“연준 움직임 호재였지만 스탠스 변화시 되려 리스크될 수도”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가 올들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나스닥 지수(위)와 중국 상해종합지수 일봉차트. / 그래프=키움HTS.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가 올들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나스닥 지수(위)와 중국 상해종합지수 일봉차트. / 그래프=키움HTS.

국내외 증시가 지난해 전망과는 달리 훈풍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은 지난해 10월 급락 이후 처음으로 8000선을 회복했고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올해 30% 가까이 오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코스피가 13거래일 연속 상승 기록을 쓰며 긴 랠리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태도 변화가 이러한 상승의 기반이 된 것으로 보고 향후 발생할 증시 리스크도 연준에서 나올 수 있다고 분석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날 대비 0.3% 오른 8000.23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가 80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3일 이후 6개월여만이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도 이날 각각 26452.66, 2907.06을 기록해 지난해 10월 급락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 왔다.

증시 훈풍은 아시아 신흥국 사이에서도 불고 있다. 올해 2497.88에 시작한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지난 16일 종가로 3253.6을 기록했다. 상승률로만 30.2%다. 같은 기간 홍콩H 지수는 17.3%, 대만 가권지수는 12.3%, 인도 센섹스(SENSEX)지수는 7.5% 각각 상승했다.

한국 증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코스피는 올들어 지난 16일까지 9.6% 상승했다. 특히 최근 13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랠리는 코스피가 산출된 1980년 1월 4일 이후 두 번째다. 이전에는 1984년 1월 19일부터 2월 2일까지 이어진 13거래일 연속 상승이 역대 최장 상승 행진으로 유일했다. 

올들어 이같은 상승세는 지난해 증권사 대다수의 예측과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증권업계 전반에서는 국내외 증시가 ‘상저하고’의 모습을 띌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 초입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이익 규모가 작아질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특히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통화정책 긴축이 일어날 경우 투심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뚜껑을 열고 보니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는 맞았지만 연준의 움직임은 시장 예측과는 달랐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3차례 실시할 것을 내비쳤다. 하지만 연준은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올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보유자산 축소도 오는 9월 말 종료하기로 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 협상이 긍정적으로 흐르면서 투심이 완화된 것이다.

향후 증시 향방에서도 연준의 스탠스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증시 상승한 배경에는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뀐 영향이 컸다. 반대로 보면 연준의 스탠스가 다시 바뀔 경우 시장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유가 급등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경우 연준의 움직임이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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