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CB와 영구채 투자 건으로 냉탕과 온탕 오가
한진칼 지분 매입으로 한진그룹 한 때 백기사설도 나와
”항공업 리서치 강점, 이같은 투자 배경 꼽혀“

아시아나항공과 한진칼을 둘러싼 뉴스가 자본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두 이슈에서 케이프투자증권이 동시에 회자되고 있어 주목된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앞서 아시아나항공의 전환사채(CB)와 영구채 투자에 나섰는데, 최근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을 기점으로 냉탕과 온탕을 오간 모습을 보였다. 한진칼과 관련해선 한때 백기사로 거론되기도 했다. 여기에 한진칼의 대척점에 선 KCGI의 부대표가 케이프투자증권 출신인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 아시아나항공 이슈에 냉탕과 온탕 오간 케이프투자증권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프투자증권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한진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이 두 회사의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면서 자연스레 시장의 입방아에 오른 것이다.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해선 CB와 영구채가 조명됐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CB에 500억원 규모로 투자에 나선 바 있다. 올해 3월에는 850억원어치의 영구채 발행에 주관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CB와 영구채 대부분은 셀다운(인수 후 재판매)했지만 나머지 일부는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회계 이슈와 매각 이슈가 터져나오자 케이프투자증권이 시장에서 언급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한정’으로 나오면서 케이프투자증권 등 CB 투자자들에게 큰 위기가 온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행된 아시아나항공 CB의 경우엔 한정 등 감사의견을 받을 경우 기한이익상실(EOD) 선언을 할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된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결정되면서 주가가 급등하자 상황은 급반전했다. 손실 가능성이 높았던 CB가 되려 주식 전환에 따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해 발행된 CB는 전환가가 액면가인 5000원으로 지난 13일부터 주식으로 전환 청구를 할 수 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전날 대비 16.07% 오른 8450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역시 부실 우려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케이프투자증권이 갖고 있는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영구채 발행 주관 직후 아시아나항공의 회계 문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드러나면서 난처해진 상황이었다. 만일 우량 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영구채 부실 우려는 사그라들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SK, 한화, CJ 등이 아시아나항공 잠재적인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 ‘백기사설에 유동성 확보 이슈까지’···한진칼 이슈에서도 거론된 케이프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은 한진칼과 관련해서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진칼은 최근 조양호 회장의 별세와 함께 상속세 이슈가 발생했다. 이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와의 경영권 분쟁 이슈가 자리잡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한때 한진칼의 백기사로도 거론됐다. 지난해 12월 13일~18일과 올해 1월 15일, 24일에 걸쳐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까닭이다. 경영권 이슈가 불거진 상황에서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린 경우도 있지만, 우호지분으로 역할을 하기 위한 경우도 많다. 특히 지분 규모가 1.4% 수준으로 추정된 데다 계속된 지분 매입에 한진칼 백기사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케이프투자증권이 한진칼 보유 지분을 매도하면서 단순 시세 차익을 노린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프투자증권은 최근 한진칼 보유 지분을 매도했다. 정확한 보유 지분과 매도 물량은 확인되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9일 케이프투자증권 창구로 쏟아진 84만여주가 해당 지분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도 케이프투자증권이 아시아나항공 회사채 투자로 돈이 묶여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진칼 지분을 팔았다는 분석을 내기도 한다. 케이프투자증권 매도세가 나왔던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 9일만 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 CB와 영구채에 대한 디폴트 우려가 확대된 상황이었다. 다만 케이프투자증권 측은 보유 회사채 물량이 적은 데다 이로 인해 돈이 묶일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KCGI의 부대표가 케이프투자증권 출신인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신민석 KCGI 부대표는 올해 초부터 KCGI에 합류했는데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케이프투자증권의 기업분석팀장이었다. 특히 그는 항공 분야 애널리스트로 활약한 바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아시아나항공과 한진칼에 이어 KCGI와도 관련성이 있는 셈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진칼과 아시아나항공과 관련된 이슈에서 케이프투자증권이 계속 언급되는 것은 그만큼 항공업과 관련된 투자를 활발히 해왔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케이프투자증권은 업계에서도 항공업 리서치가 강한 증권사로 꼽히는데 이러한 투자의 배경과 무관치는 않아보인다”라고 밝혔다.  

케이프투자증권이 최근 이슈가 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한진칼 경영권 분쟁 이슈에 동시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 CI=케이프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이 최근 이슈가 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한진칼 경영권 분쟁 이슈에 동시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 CI=케이프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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