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BBQ는 매출과 영업익 모두 감소 "가격 인상 여파"···업계 1위 교촌도 외형 성장했지만 영업익은 축소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치킨값이 2만원을 찍은 지난해, 교촌치킨·bhc·BBQ 등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빅3 업체들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배달비 2000원을 받기 시작한 교촌치킨은 매출이 상승했고, 지난해 11월 회사 대표 후라이드치킨 가격을 올린 BBQ는 전년 대비 매출이 되레 감소했다. 하지만 빅3 모두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각 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업계 1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엔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3168억원) 대비 4.2% 오른 3304억원이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다소 하락했다. 지난해 교촌에프앤비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전년대비 4.5% 줄어들었다.

업계 1위를 제외한 2, 3위는 매출 하락을 맛봐야 했다. 소비자들은 "치킨값이 비싸다"면서 울상이었는데, 정작 업체들도 매출 하락으로 우울한 한 해였다. 업계 2위 bhc의 지난해 매출은 2375억원으로 0.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7년 648억원에서 지난해 606억원으로 6.4% 줄었다. 

지난해 치킨값을 올린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도 매출이 줄었다. 제너시스비비큐의 지난해 매출은 2300억원으로 전년(2353억원) 대비 2.2%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17년 204억원에서 2018년 182억원으로 10.7%나 줄었다. 

◇ 치킨값 2만원 찍었는데··· 매출 줄어드는 이유는?

지금 당장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시킨다고 가정해본다. 배달앱에 마련된 치킨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내 위치에 기반해 주변 치킨집 수십개가 뜬다. 가장 선호하는 치킨집을 클릭하고 들어간다. 최소주문금액이 1만5000원이라는 걸 보고 웃음짓는다. 무 피클만 시킬 게 아니라면 어차피 현시대 모든 치킨값은 1만5000원부터 시작한다. 그 아래 위치한 배달팁 2000원을 보고 또다시 웃는다. 결국 최소주문금액은 1만7000원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간장이나 순살이라는 옵션을 선택하는 순간 치킨가격은 순식간에 2만원으로 뛴다. 

‘치킨값 2만원 시대’의 서막은 지난해 올랐다. 교촌치킨이 본사 차원에서 배달비를 2000원씩 받겠다고 공식화한 이후, 여타 업체들도 가맹점 차원에서라도 추가 배달비를 2000~3000원씩 받고 있다. 당시 배달비 도입의 이유는 "인건비 상승"이었다. 지난해에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였던 해였다. 하지만 치킨값 우회 인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순 없었다. 

지난해 11월에는 BBQ가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 가격을 기존 1만6000원에서 2000원 올렸다. 이로써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 가격이 1만8000원이 됐다. 후라이드 가격을 올리 땐, 후라이드 가격만 올리진 않는다. 통다리바베큐도 기존 1만7500원에서 2000원 오른 1만9500원이 됐고, 써프라이드치킨은 1000원 오른 1만9900원이 됐다. 

소비자가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내고 먹으면 본사는 그만큼의 매출이 올라야 할 것이다. 실제로 교촌은 매출이 올랐다. 다만 이는 배달비 인상 때문이 아니라 지난해 출시한 신제품의 반응이 좋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배달비는 본사 매출이 아닌 가맹점으로 들어간다"면서 "새로 출시했던 라이스세트의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본사 차원에서 가격을 올린 BBQ의 매출과 영업익 모두가 줄어든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올리면 당장 판매량이 떨어지더라도 오른 가격으로 매출 보전이 된다"면서 "그럼에도 매출이 줄었다는 건 판매량이 훨씬 더 떨어졌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BBQ 관계자도 "지난해 가격을 올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아예 제품을 출시할 때 출시가를 높게 잡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교촌치킨이 지난 1월 출시한 교촌허니순살의 출시가격은 2만원이다. 같은 허니시리즈인 교촌허니오리지날(1만5000원)과 교촌허니콤보(1만8000원)과 비교하면 높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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