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아시아나 매각 개입 없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6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해 “자회사 일괄매각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매각 주체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되고 매각까지는 최소한 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시아나 자회사는 시너지 효과를 생각해서 만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매각도 협의해서 할 수는 있으나 시너지를 위해 만든 조직이라 일단 존중하고 간다는 게 원론적인 답변”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호 측은 전날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6868만8063주)를 매각하는 내용 등의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자구안에 따르면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자회사들도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일괄 매각될 예정이다.
그는 인수 비용에 대해 “부채가 정확하게 3조6000억원을 조금 넘는다”며 “모든 기업이 인수를 할 때에는 부채를 다 갚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적정한 자본이 조달되고 큰 무리가 없이 갈 수 있는 구조만 된다면 일정액의 부채는 끌고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회장은 “채무 전액을 변제하는 게 아니고 전체 채무의 일부분 증자가 필요한 것”이라며 “그게 인수자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호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의 조건으로 5000억원의 자금지원을 채권단에 요청했다. 발행이 중단됐던 영구채 방식이 거론된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안정을 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준의 자금이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박삼구 전 회장의 개입 우려와 관련해서는 “매각 주관사는 공개적으로 투명한 절차에 따라 할 것이고 이 모든 과정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박 회장의 부당한 영향력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그동안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많은 작업이 있었고 조금 보완되면 앞으로 흑자를 기록할 매력적인 회사라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매수자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한화 등 인수 후보군이 거론되는 점에 대해서는 “우리가 판단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채권단은 자금지원 발표 이후 아시아나항공과의 MOU를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다시 맺는다. 이후 금호 측이 매각주관사를 선정해 공개매각에 착수한다.
이 회장은 “매각은 한두 달에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최소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