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미세먼지, 구체적 협력방안은 제시 못해···대규모 추경 편성 필요, 기재부 최종 심의 통과 관건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미세먼지 10대 그물망 대책' 기자설명회를 갖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미세먼지 10대 그물망 대책' 기자설명회를 갖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5일 서울시가 내놓은 미세먼지 대책은 5등급 차량의 상시운행제한과 행정·공공기관 주차장 2부제 등 시민 불편으로 여론이 악화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된 고강도 대책이다. 또 이륜차와 마을버스, 어린이통학차량의 친환경차량 교체 등에 총 2935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대책이다. 서울시가 그만큼 미세먼지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자 설명회에서 자신을 ‘미세먼지 재난대책본부장’이라고 소개하며 “미세먼지와 싸울 야전사령관으로서 서울시민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언급,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모든 정책을 쏟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시민들은 체감할 수 있는 더 근본적인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10대 그물망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양도성 내 16.7㎢ 면적의 ‘녹색교통지역’에서 노후자동차 중 최하위 등급 차량인 5등급 차량의 상시운행제한을 도입한다. 특별단속강화, 행정·공공기관 주차장 2부제 등을 포함한 미세먼지 시즌제를 도입한다. 비상시 저감조치도 강화한다.

하지만 이 방안들은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조치다. 박 시장은 “시민의 불편함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을 것”며 “그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공이 먼저 감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 미세먼지의 주된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 등 국외 미세먼지 유입에 대한 대책이 빠짐에 따라 반쪽 대책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국외, 특히 중국과의 협력도 강화하겠다”면서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앞서 서울시는 최근 산하 미세먼지 관련 연구기관을 통해 중국에서 발생된 미세먼지가 국내까지 영향을 끼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2019년 1~3월 초미세먼지 고농도 원인 평가 보고서’에서 한반도 대기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국 베이징 선양 등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 1,2월 보다 약 23% 증가했다는 점을 근거로 3월 베이징 등에서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수도권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국외 미세먼지 대책이 빠진 것과 관련,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과 함께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는 지자체가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또 배달용 이륜차를 전기 이륜차로, 경유 마을버스를 전기 마을버스로, 어린이통학차량을 전기 및 LPG차량 등 친환경 차량으로 각각 교체하기로 했다. 마을버스와 와 마을버스, 어린이통학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키로 했다. 공동주택의 환기장치를 개인관리에서 아파트 분야로 전환하고, 가정용 친환경보일러와 영업용 ‘저녹스 버너’ 보급에도 나서기로 했다.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재원 조달이 과제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시 예산 1719억원을 포함한 총 2935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국비 1200여억원은 정부와 긍정적으로 논의가 됐다”면서도 아직 기획재정부 최종 심의는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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