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수보회의서 “남북회담서 2차례 북미정상회담 넘어서는 진전 방안 논의 바라”
트럼프 대통령과 “남북관계 개선이 대화 동력 유지에 기여 인식 공유” 밝혀
문재인 대통령은 4차 남북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15일 밝혔다. 교착 상태를 보이는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북한도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제 남북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다”며 “북한의 여건이 되는대로 장소·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북이 마주 앉아 2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될 결실을 볼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 논의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안팎으로 거듭 천명했다. 또 북미대화 재개와 제3차 북미정상회담 의사를 밝혔다”며 “김 위원장의 변함없는 의지를 높이 평가하며 크게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남북이 함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점에서 남북이 다를 수 없다”며 “우리 정부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남북공동선언을 차근차근 이행하겠다는 분명하고도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서로의 뜻이 확인된 만큼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여건이 마련됐다”고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나는 지금까지 그랬듯이 또 한 번의 남북정상회담이 더 큰 기회와 결과를 만들어 내는 디딤돌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일촉즉발의 대결 상황에서 대화 국면으로 대전환을 이루고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까지 하는 상황에서 남북미가 흔들림 없는 대화 의지를 가지고 함께 지혜를 모은다면 앞으로 넘어서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화를 완성하고 번영·통일로 가는 길은 반드시 이뤄야 하는 온 겨레의 염원이라는 역사적 소명 의식을 갖고 흔들림 없이 그 길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대북특사의 구체적 시기와 누가 특사로 갈 지는 밝히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대화 지속 의지를 내비친데 공감하면서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앞날은 순탄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4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북미 대화가 재개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한국이 중재자나 촉진자가 아닌 당사자로서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대북제재에 해제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며 “이는 미국에 대한 불만 표시이기도 하지만 제재를 해제해 달라는 요구로 북미 타결을 못하는 상황을 피하겠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 경우 북한은 군사적이나 외교적 부분에서 상응조치를 대체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개념 설정과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 미국의 요구 수준과 가깝게 가도록 설득해야 한다”며 “또 영변 핵 폐기에 대해 시설 일부분인지 또는 전체인지, 영변 근처 시설까지 포함하는 지 등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에 대해서도 북한의 답을 들어야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지난 4·11 한미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대화 동력 유지에 기여한다는 인식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를 위해 정상 중심의 톱다운 방식이 필수라는 점도 함께 공유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제기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북미 대화의 동력을 되살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한 동맹 간 긴밀한 전략 대화의 자리였다”며 “양국은 외교적 해법을 통한 한반도의 완벽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원칙을 재확인했고 빠른 시일 내에 북미대화의 재개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 동력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또 남북미 정상 간 신뢰와 의지를 토대로 하는 톱다운 방식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필요성에 공감과 기대를 표명했고 김 위원장이 결단하면 남북미 3자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며 "양국은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가 선순환하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하노이 북미회담의 대화를 발전시켜 다음 단계의 실질적 성과를 준비하는 과정에 들어섰다”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필요한 일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의 선순환, 국제사회의 지지·협력 강화 등 한반도 평화 질서를 만드는 데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대북 제재 해제와 관련해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어느 시점에 대북제재를 해제할 지에 대한 약속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비가역적 비핵화 시점이 어디인지를 남북미가 공유해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실장은 “한국이 이러한 역할들을 해내기 위해서는 지금의 중재 역할을 넘어 당사자로서 비핵화 방안 등을 적극 밝혀 북미에 제시하는 등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