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 아시아나 매각에 이륙도 못하고 퇴장···대한항공 3세 조원태도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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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창, 아시아나 매각에 이륙도 못하고 퇴장···대한항공 3세 조원태도 위태
  • 김성진 기자(star@sisajournal-e.com)
  • 승인 2019.04.1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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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아시아나항공 회장, 박세창 사장과 함께 산업은행에 매각의사 밝혀
전문가 “채권단에서 박세창 사장 경영 참여 배제 할 것”···조원태 사장도 한진칼 지분 확보 실탄 마련 고민거리, 대한항공 경영권 방어 녹록치 않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수순을 밟으며 항공 3세의 한 축을 담당했던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항공 산업에서 물러나게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 자금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매각키로 했다. 박 사장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함께 항공 3세 경영자로 주목 받았으나, 결국 항공 3세 경영자는 조 사장 홀로 남게 됐다. 다만 조 사장도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항공 3세 경영자 시대가 시작도 전에 마무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수정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새로 만들어 제출한 자구안에는 구주를 매각하고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한 인수합병(M&A) 방안이 담겼다. 이에 앞서 박삼구 전 아시아나항공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이날 오전 이동걸 산은 회장을 만나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며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항공산업에서 물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홀로 항공 3세 경영자로 남게 될 전망이지만, 조 사장도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며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항공산업에서 물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홀로 항공 3세 경영자로 남게 될 전망이지만, 조 사장도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지 사진은 박세창 사장(오른쪽)과 조원태 사장.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금호는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대신 산은에게 5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항공 지분을 담보로 맡겼다. 박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지 않는 조건도 달렸다. 이에 따라 박세창 사장의 승계도 물건너갔다는 평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금호그룹이 첫 번째 자구안을 내놓았을 당시 박세창 사장이 경영을 이어나가는 것에 대해 반대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본인(박세창 사장)이 자리를 지킬 수도 없으며 주채권단이 박씨 일가 경영을 배제할 것”이라고 했다.

박세창 사장은 2002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뒤 금호타이어 부장과 그룹 전략경영본부 전략경영담당 이사 등을 거쳤다. 2012년 1월 금호타이어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2016년 3월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전략경영실 사장에 올랐으며, 2018년 아시아나IDT 사장을 맡았다. 아시아나IDT는 아시아나항공 바로 밑에 위치한 핵심 계열사로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IT(정보기술) 인프라를 관리하는 업체다. 박 사장이 아시아나IDT로 자리를 옮길 당시 실제적인 승계가 시작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박 사장이 항공산업에서 물러나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항공업계 유일한 3세 경영자로 남게 된다. 조 사장은 박 사장과 75년생 동갑내기에 외아들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어 곧잘 비교되곤 했다. 조 사장은 박 사장보다 1년 늦은 2003년에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으로 입사한 후 대한항공 경영기회팀장 등을 거쳤고, 2014년에는 한진칼 대표이사를, 2016년부터는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조 사장의 상황 역시 여의치 않다.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며 경영권 승계에 비상이 걸렸다. 한진그룹은 지배구조 정점에 한진칼이 위치하고 그 아래에 대한항공과 ㈜한진을 통해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를 취한다. 조 회장은 한진칼 지분 17.84%를 보유했는데, 이 지분을 상속하기 위해선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KCGI가 12.8%, 국민연금이 6.7%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터라, 지분을 상속받지 못할 경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금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는 비주류 계열사 지분 매각, 부동산 매각 등이 꼽히고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며 인수 유력 후보자로 SK그룹, 한화그룹, 신세계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SK는 지난해부터 아시아나항공에 관심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으며,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신설부서인 글로벌사업개발부 부사장으로 최남규 전 제주항공 대표를 영입하며 이러한 관측에 힘을 더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에 지분 투자를 하며 항공운송사업 진출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한화는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을 생산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연계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평가 받는다. 신세계는 또 다른 신규 LCC 플라이강원에 지분을 투자하며 항공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시아나는 계열사 탓에 재무구조가 악화됐지만, 자체 현금창출능력이 좋은 회사다. 에어부산, 에어서울과 함께 패키지로 시장에 나오면 눈독 들일 회사들이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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