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60% 차지하는 계열사 ‘아시아나항공’ 매각···사업구조상 과거 위상 되찾기 쉽지 않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 사진=연합뉴스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그룹)이 결국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함에 따라 향후 그룹 내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일각에선 수익성 등을 따지지만 그와 관계없이 그룹 위상 변화 충격이 상당할 것이란게 재계 전반의 전망이다.

금호산업은 15일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매각하는 내용을 담은 자구계획 수정안을 의결했다.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퇴진하고 오너일가 지분을 담보로 맡기는 것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거부함에 따라 사실상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따라 일단 금호그룹은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그리고 금호리조트만 남게 됐다.

남은 계열사 상황을 보면 그나마 금호산업이 양호한 편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수주는 3조원까지 가능해 보이고, 실적 역시 향후 2~3년간 안정적인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진행될 것이라며 건설업종에서 이정도 실적 개선 및 수주 증가가 담보된 종목도 찾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영업이익 감소 및 높은 부채비율을 보이던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으로 금호그룹이 수익성은 나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지만, 수익성 관계없이 매출의 60%를 차지하던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겐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금호그룹은 88서울올림픽 특수를 겨냥해 제2 민간항공운송사업자로 선정돼 서울항공으로 출범했다. 같은 해 8월 지금의 아시아나항공으로 사명을 바꾼 뒤 30년 동안 항공 산업을 이끌어왔다. 2009년엔 항공업계 노벨상으로 꼽히는 ‘ATW 올해의 항공사, 2010년엔 영국 스카이트랙스가 실시한 세계항공대상에서 올해의 항공사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지만 모두 옛날 이야기가 됐다.

금호그룹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30대그룹에서 빠지게 될 것이 기정사실화 된다. 정부는 주요 경제 정책 등을 수립하며 30대 그룹을 중심으로 만나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하곤 한다. 대통령의 청와대 초청 간담회도 주로 30대 그룹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해당 그룹에 드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재계의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선 대기업 집단에서 빠지게 되며 각종 규제에선 자유로워 질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재계단체 인사는 금호아시아나는 이번 아시아나 항공 매각으로 대기업에만 해당하는 규제에서 벗어나고 조세혜택을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남은 사업들의 경기도 당분간 좋지 않고 그룹사 간 시너지 효과도 약해 질 테니 어찌됐든 그룹에 좋은 일이라곤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가장 중요한 건 금호그룹이 사업 구조로 봤을 때 과거와 같은 위상을 찾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30대 그룹에서 빠지게 되면서 금호그룹은 엄청난 위상변화에 따른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며 특히 주요 사업들이 바이오 등 성장산업이 아니라 건설, 버스 등 이라는 점을 봤을 때 다시 이전 위치로 돌아가는 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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