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전년比 33.4% 감소, 당기순손실 13.9% 증가
2016년 수주물량, 주요 조선사 중 최저···지난해 매출 반영
미청구공사, 1000억원 추가 발생···발주처 계약해지, 선박 인도 일정 지연 등 여파로 회수 불확실성 커져

조선업황 악화로 수년간 적자를 이어왔던 삼성중공업은 2018년, 그 어느 해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2016년 글로벌 발주환경 위축으로 발생했던 수주 절벽 여파가 도래하면서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금 규모를 낮추는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지만 높은 고정비 부담과 원자재 인상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 일부 발주처의 재정악화 등으로 인한 계약해지, 선박 인도 일정의 지연 등도 악영향을 미쳤다.

15일 사업보고서(2018년 말 기준)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조2651억원, 영업손실 40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7조9012억원) 대비 33.4%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전년(-5241억원)보다 줄었다. 특히 당기순손실은 2017년 3407억원에서 지난해 3881억원으로 13.9% 증가했다.

매출이 급감한 이유는 2016년 글로벌 조선업 불황 여파가 반영되면서다. 당시 조선업 시장은 유가 급락으로 인해 북미 셰일 프로젝트가 지연·취소되면서 2015년 이후 선박발주도 크게 줄었다. 통상 수주 후 매출에 반영되기까지는 2~3년이 소요되는데 지난해 그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2016년 삼성중공업의 수주물량은 56만1000GT로 전년(409만3000GT) 대비 7분의 1준에 불과했다. 이는 현대중공업(126만GT)이나 대우조선해양(99만GT)의 수주량을 밑도는 물량이다. 이 같은 저조한 수주물량은 지난해 매출에 반영돼 실적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원재료가격 상승 등도 영업적자의 요인으로 꼽힌다. 철광석, 유연탄 등 후판 제조원재료 가격은 2016년 톤당 55만원에서 2017년 64만원을 넘더니 지난해 76만원까지 치솟았다. 3년 새 38% 가량 오른 셈이다. 그 외에도 일감부족에 따른 판매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과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위로금, 3년치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일시금 등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총력을 다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2% 줄었다. 유동성 장기부채를 비롯해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는 6524억원 감소했다. 부채비율도 전년보다 26.6%p 낮아진 75%를 기록했다.

다만 부채비율이 낮아진 요인은 2016년과 지난해 두 번에 걸쳐 단행한 2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덕분이었다. 올해도 업황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아직은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삼성중공업은 사업보고서에서 일부 발주처의 재정악화 등으로 인한 계약해지, 선박인도 일정의 지연 등으로 인해 계약자산(미청구공사)의 회수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미청구공사는 공사를 하고도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대금을 말한다. 통상 조선사가 추정한 공사진행률과 발주처가 인정한 진행률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 미청구공사는 회수 기간이 긴 데다 자칫 대금을 떼일 우려도 있어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실제 삼성중공업의 미청구공사대금은 2016년 5조546억원에서 2017년 3조997억원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말 3조2064억원으로 3.3% 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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