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제주 아파트 분양가 50% 이상 급등하는 동안 울산은 4.9% 하향 조정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 급증하고 상가공실률도 광역시 중 가장 높아
각종 지표 안좋지만 조선업 일감확대에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까지 시장 회복 기대감 ‘솔솔’

울산 동구 화정동 내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울산 동구 화정동 내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울산 부동산 시장이 조선업 침체와 경기 불황에 따른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집값이 급등세를 탔다는 지난 3년 간 전국 모든 지역의 분양가가 오를 때 울산만 유일하게 분양가가 하락곡선을 그렸다. 그럼에도 불꺼진 집, 즉 악성 재고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세대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뿐 아니라 상업시설 분위기도 우울하다. 울산의 상가 공실률은 15.1%로 7대 특별시·광역시 중 가장 높다.

 

◇미분양 쌓여 분양가 하향···공실률도 7대 특별시·광역시 중 가장 높아

12일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가 매월 발표하는 민간아파트 분양가 동향을 분석한 결과, 울산은 약 3년여 전인 지난 2016년 1월 3.3㎡ 당 평균분양가가 921만 원이었지만 올해 1월 기준으로는 876만 원으로 4.9%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인건비와 자재비가 오르는 것을 감안했을 때 분양가가 하향 곡선을 타는 것은 매우 이례적 사례다. 같은기간 제주도는 분양가가 52% 급등했다.

울산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것은 지역 기반산업인 조선업 쇠퇴와 무관치 않다. 현대중공업 등이 한동안 일감을 따내지 못하면서 관련 중소업체가 줄도산 했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울산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 부동산 경기도 침체됐다. 차액을 기대하고 갭투자에 나섰던 집 주인들은 역전세난에 몰렸다.

더 큰 문제는 주택시장에서 가장 악성재고로 꼽는 준공 후 미분양 세대가 가파르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국토교통부 미분양 주택현황을 보면 약 2년여 전인 2016년 12월 준공 후 미분양은 14세대에 불과했지만 올해 2월 말 기준으로는 210세대다. 1400%나 급증한 셈이다.

지역 경제가 무너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영업이 되지 않는 자영업자들은 가게 문을 닫은 영향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울산의 상가 공실률은 15.1%로 7대 특별시·광역시 중 가장 높다. 울산의 자영업자 수는 작년 1년 동안 1만3000명 줄었는데, 감소폭은 14.3%로 전국 평균(-0.8%)의 18배에 이른다.

◇경기회복 신호에 입주물량 줄어···차츰 회복세 보일지 주목

각종 부동산 통계 수치는 좋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앞으로 시장이 곧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선가 인상과 해양구조물 발주 재개, 산업 구조조정 등 조선업황 회복 신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은 주력선종인 LNG운반선과 관련해 세계 총 발주량의 80% 가까이를 수주하며 시장을 독식했다. 게다가 2분기부터도 LNG선은 물론 해양플랜트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대약진을 이룰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주택시장 회복의 발목을 잡았던 입주물량도 울산과 경남을 중심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울산에서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는 1만1018가구인데, 내년에는 1995가구로 8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시장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최근 울산에서 분양한 한 사업단지는 오랜만에 비교적 괜찮은 청약 경쟁률을 낸 사업장도 나왔다. 이달 초 분양한 ‘문수로 두산위브더제니스’ 84㎡D타입의 경우 1순위 청약에서 최고경쟁률 15.4대 1을 기록하며 두자리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해당 분양사업장 관계자는 “해당 사업장은 울산 내 주거선호도가 높은 지역인데다가 울산 시장의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까지 겹치면서 수요층이 몰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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