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관련 연구 경력직 부족…완성차업체 연구직 인기 상한가
납품업체 이직 꺼리는 직원들心, ‘처우’에 흔들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배터리사업을 영위 중인 화학업계가 완성차업체 출신 인재 영입경쟁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배터리를 신사업·미래먹거리로 지목하고 관련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 SK이노베이션·LG화학 등 선두업체일수록 이 같은 현상이 짙다는 지적이다.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화학업계의 화두는 인력 수급이다. 특히 경력직 채용에 애를 먹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근 유럽·중국 등에서 배터리 관련 전문 인력에 대한 스카우트 경쟁이 활발해짐에 따라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들의 빈자리를 채울 인재수요가 높은 상황이지만, 시장 자체가 성숙되지 않은 만큼 전문성을 갖춘 인재 자체가 부족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완성차업계 인재들이 화학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연구직군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후문이다. 이들 연구직군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즉시전력 감으로 손색이 없는데다가, 화학업체 입장에선 배터리를 납품해야 할 ‘갑(甲)’의 위치에 선 업체 내부 사정에도 밝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헤드헌터 업계 관계자는 “화학업계는 자동차업체 출신, 특히 연구원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한데 조건에 맞는 직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다반사”라면서 “같은 대기업일지라도 완성차업체 근무자 입장에선 납품업체로 이직하는 모양새가 돼 불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인력유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등 현대차그룹 출신이 각광받는 것도 특징적인 면이다. 남성·군대문화 색채가 짙은 현대차그룹 출신들의 경우 이들 화학업체로 이직한 후 적응력과 만족도 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또 “마뜩하지 않게 생각하는 완성차 직원들에게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화학업체들은 자사의 복지·연봉 수준이 현대차보다 낫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 출신들의 경우 이해도가 높아 선호할 수는 있으나 채용에 있어 특정업체 출신이 채용기준이 될 순 없다”면서 “관련 사업과 관련해 역량을 갖췄는지, SK 기업문화 이해도가 높은지 등을 면밀히 확인해 채용할 뿐이다”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임직원 처우 및 연봉 등은 구성원 간에도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채용에 있어 경쟁사에서도 많이 지원하고 있다는 점 등에 비춰봐 SK이노베이션의 처우가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답했다. 또 “폭넓고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처우 면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해 인력수급에 큰 문제를 겪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