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 격차 2배 이상
‘럭셔리 브랜드’ 전략 영향 미쳐

내수시장 침체, 한한령 등의 업황 속에 화장품 업계 ‘빅2’로 꼽히는 LG생활건강(LG생건)과 아모레퍼시픽의 명암이 엇갈렸다. LG생건은 악조건 속에서도 ‘럭셔리 브랜드’의 힘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사업 매출 감소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820억원으로 전년(5964억원) 대비 19.2% 감소했다.

특히 국내 영업이익이 2017년 4177억원에서 지난해 2837억원으로 32.1% 줄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3348억원을 기록, 전년(3980억원)에 비해 15.9% 하락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반면 LG생건은 2018년 영업이익이 1조393억원, 당기순이익은 6923억원으로 모두 11%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보면 LG생건의 매출은 전년 대비 14.2% 성장한 1조6985억, 영업이익은 13.9% 증가한 210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에 힘입어 당기순이익 역시 23.5% 증가한 1013억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4분기 실적을 실현한 바 있다.

화장품 업계 빅2 기업이 이처럼 다른 행보를 나타낸 데에는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브랜드’ 부문 성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럭셔리 브랜드는 고가 제품으로 다른 화장품 브랜드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으며 소비자들의 충성도 역시 높아 화장품 업계 내 주력 분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LG생활건강의 국내 럭셔리 시장점유율은 24.1%로 전년(22.9%)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LG생활건강의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인 ‘후’는 지난해 연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후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중 최초로 단일 브랜드 연매출 2조원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럭셔리 한방 화장품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자사의 대표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의 신규 제품 라인을 선보였으나 지난 2015년 이후 4년째 연매출이 1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보유하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들의 포지셔닝을 고가 라인으로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며 “럭셔리 기초 스킨케어 브랜드의 경우 트렌드 변화에 덜 민감하고 고객 충성도와 반복 구매율이 높아 기업가치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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