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미 정상 간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 합의 가능성 의견 밝혀
“북한이 한미 합의안 받을지가 중요···부분적 제재 해제 위해선 북한 비핵화 로드맵 필요”
대북전문가들은 11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북미 비핵화 방식의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 합의 가능성에 긍정적 의견을 밝혔다. 다만 한미 합의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변수라는 의견이다.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정오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단독회담, 소규모 회담, 확대정상회담 순으로 진행한다.
문 대통령은 숨가쁜 일정 소화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황을 풀 계획이다.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끝난 후 북미는 교착 상황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일괄타결식 빅딜 합의를 바라고 있고, 북한은 영변 핵폐기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통한 단계적 방식을 선호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어떻게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상황을 풀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지에 대한 방법이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한 중재안으로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의 입장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의 합의 가능성 등 긍정적 의견을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를 어떻게 빨리 재개할지에 대한 방법과 비핵화와 상응조치 로드맵 마련, 남북경협 등 대북제재 해제를 위한 미국 설득이 관건이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계속 신뢰 표시를 하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도 신뢰하기에 최선의 결과는 아니더라도 차선의 결과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 비핵화 방법론으로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발언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것은 제재 해제를 먼저 하는 게 아니라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고 그 이행을 단계적으로 할 때 제재를 단계적으로 완화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약속을 입증할 때까지 어떠한 제재도 해제돼선 안 된다는 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고 말했다. 또 “때로는 특수한 경우가 있다. (목표를) 달성하기에 올바른 일이라고 여겨지는 실질적 진전이 이뤄질 경우다”며 기존 보다 제재 해제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미가 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 방법론을 밝힌다고 해도 북한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포괄적 합의를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과 영변 핵폐기 이상의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 교수는 “북한은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 등에서 대북제재 압박에 자력갱생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 방안을 당장에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신 센터장은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 방안으로 북한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정부가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조기 수확, 즉 비핵화 초기에 북한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이 이를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려는 결심을 하지 않는 한 포괄적 합의를 하기 싫어할 것이다.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 방안은 사실 미국 설득보다 북한 설득이 어렵다”고 했다.
반면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 방안이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폼페이오 장관의 제재에 대한 ‘약간의 여지’ 발언이 협상의 관건이다. 그것이 우리가 낸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 방안을 통해 어느 시점을 불가역적 비핵화로 보고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북한 측에 설명하거나 중재안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조만간 열병식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10일(현지시간) 의견에 대해 양 교수와 신 센터장은 “지금 열병식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열병식을 해도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