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재산 중 83% 주식 재산···OCI 계열사 주식이 67%
野 “헌법재판관 말고 주식 투자해야”···이미선 후보자 “배우자가 종목·수량 선정”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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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과다 주식 보유’ 논란이 주요 쟁점이 됐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판사시절 근무시간에 다수의 주식 거래를 했고, 규모도 크다며 집중 추궁했다.

앞서 이 후보자가 제출한 재산 내역에 따르면 이 후보자 부부의 전체 재산은 약 42억6000만원이다. 이 중 35억4887만원(전체 재산의 83%)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자 본인 명의 주식은 이테크건설 2040주(1억8706만원), 삼진제약 2501주(1억304만원), 신영증권 1200주(7224만원), 삼광글라스 907주(3696만원) 등 총 6억6589만원이고, 남편 명의의 주식은 이테크건설 1만7000주(15억5890만원), 삼광글라스 1만5274주(6억2241만원), 아모레 1670주(5202만원) 등 총 28억8297만원이다.

이에 대해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직 법관이 근무시간에 이렇게 많은 거래를 한 걸 보면 판사는 부업이고 재판은 뒷전이 아닌가 싶다”며 “대한민국 법관 가운데 근무시간에 이렇게 주식거래를 했던 사람이 누가 있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후보자 명의로 1300회, 배우자 명의로 4100회 주식거래를 해 총 5000회 이상 주식거래를 했다”며 “워렌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처럼 남편과 주식 투자를 하지 왜 헌법재판관이 되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야당의 지적에 이 후보자는 “재산 대부분을 주식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어서 일부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 돼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공직자로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 반성했다. 그런 지적들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저는 재판 업무에 매진하면서 재산 문제를 전적으로 배우자에게 맡겼다”며 “종목·수량 선정은 모두 배우자가 했다. 주식거래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1년에 한 번 재산 신고를 할 때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인 재산 관리는 배우자가 했고, 가계 생활비 지출은 제가 담당했다”면서, “남편은 2001년부터 주식을 했고, 제 명의로 시작한 건 2011년 6월 무렵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계 자산이 남편에게 집중돼 상의 후 2011년 6월부터 2014년 남편 명의 계좌 주식을 본인 명의로 이체했다는 게 이 후보자의 설명이다.

또한 이 후보자는 “판사실 컴퓨터로 주식거래가 되지 않는다. 차단돼서 접근되지 않는다”며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거나 이해충돌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주식거래에 불법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야당은 이 후보자 부부의 OCI그룹 계열사 주식 보유와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후보자가 보유한 35억4887만원의 주식 중 67.6%가 OCI그룹 계열사 주식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자 부부는 이테크건설 17억4596만원(보유 주식의 49.1%), 삼광글라스 6억5937만원(보유 주식의 18.5%) 등을 보유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이테크건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테크건설의 하도급 업체가 고용한 기중기 기사의 과실에 대해 보험회사가 업체 측 배상을 주장하며 제기한 민사소송 재판을 맡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이테크건설이 소송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원고는 이테크건설이 피보험자로 된 보험계약상 보험회사로, 보험회사가 패소했다”고 강력 부인했다. 재판 이후 집중 추가 매입에 대해서도 그는 “배우자가 확인한 바로는 이들 회사는 매출액이 상당한 중견기업이라고 했다”며 “배우자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중시했다”고 말했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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