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지난해 연구개발비, 2935억원···전년 대비 28.2% 증가
시총 100위권 제약·바이오 업계 영업이익 줄고 기타이익 늘어 

지난해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만 연구개발비가 없었다. 특히 삼바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크게 감소했다. 이들 기업을 제외하면 상위권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셀트리온 등 업계 연구개발비 전년 대비 6.5% 증가

11일 사저널이코노미가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권에 포함되는 기업(우선주, ETF 및 공기업 제외) 가운데 제약, 바이오 업계를 분석한 결과 셀트리온, 삼바, 한미약품, 유한양행의 총 연구개발비는 768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셀트리온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29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8.2% 증가했다. 이에 셀트리온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9.4%로 전년보다 5.68%포인트 증가했다. 

셀트리온은 “투여 편의성 증가를 위해 램시마 SC(피하주사) 제형을 개발해 유럽에 허가 신청을 제출했고 미국에서는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라며 “CT-P17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류마티스관절염 등의 치료제), CT-P16(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대장암 등의 치료제)의 임상 3상을 진행하며 바이오시밀러 후속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의 연구개발비용은 1년 전보다 13% 증가한 1928억원이다. 이에 한미약품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은 19%로 전년보다 0.4%포인트 늘었다. 유한양행은 연구개발비로 1126억원을 투자했다. 전년보다 8.7% 늘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은 7.4%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 

삼바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삼바의 연구개발 실적은 없는 상황이다. 삼바 관계자는 “CDO(Contract Development Organization) 위주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연구개발비가 별도로 들어가는 게 거의 없다”며 “위탁개발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앞으로 개발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바의 연구개발 실적이 없는 가운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비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바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1739억원으로 전년(2216억원)보다 21.5% 감소했다. 이에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47%로 전년 대비 23%포인트 줄었다.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제약·바이오 업계 기타이익 증가···삼바 기타이익 급증

연구개발비는 늘었지만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반면 기타이익은 대부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이익이 가장 크게 증가한 기업은 삼바로 나타났다. 지난해 셀트리온, 삼바, 한미약품, 유한양행, 한미사이언스의 영업이익은 총 5542억원이다. 전년보다 29.2% 감소했다. 

셀트리온의 영업이익은 33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3.3% 줄었다. 삼바는 556억원으로 15.6% 줄었고 유한양행은 501억원으로 43.3% 감소했다. 한미사이언스는 261억원으로 33% 줄었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한미약품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835억원으로 전년보다 1.7% 소폭 증가했다. 

반면 이들 기업의 기타이익은 대부분 크게 증가했다. 기업의 재무제표상 기타이익은 본래의 영업활동에서 생긴 수익이 아니거나 금액 비중이 낮아 일괄해서 하나의 항목으로 표시하는 수익을 말한다. 외환차익, 외환환산이익, 매도가능금융자산처분이익 등이 포함된다.

5개 기업의 지난해 기타이익은 총 423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50억원)보다 840% 늘었다. 업계의 기타이익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삼바의 기타이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삼바의 지난해 기타이익은 3903억원이다. 전년(8억원)보다 4381% 크게 증가했다. 이는 관계기업투자주식처분이익(3892억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삼바는 지난해 미국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행사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922만6068주를 바이오젠에 양도했다. 이에 삼바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2241억원으로 흑자전환할 수 있었다.

셀트리온의 기타이익도 115억원으로 전년보다 151.5% 증가했다. 한미사이언스도 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9.8% 늘었다. 유한양행의 기타이익은 123억원, 한미약품은 8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8%, 8% 감소했다. 다만 이들 기업의 금융수익은 각각 163억원, 68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3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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