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주총 통해 경영문화 개선방안 수행, 변수였던 진에어 등기이사 문제도 조양호 회장 별세로 무마···“이달내 제재 풀릴 수도”
김현미 장관 내년 총선 출마 예상···“민생 현안 이슈에 항공 이슈 뒤로 밀릴 듯” 시각도
진에어, 제재 기간 길어지면 오는 4~5월 예상되는 중국 운수권 배분 참여 어려워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는 ‘물컵 갑질’ 사태를 이유로 진에어의 사업 확장에 제동을 걸어왔다./ 사진=연합뉴스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태를 이유로 지난해 7월부터 진에어의 사업 확장에 제동을 걸어왔다. 당초 업계에선 최정호 전 후보자가 신임 장관으로 임명되면 제재가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 전 후보자의 낙마로 김현미 국토부 장관 체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진에어 제재 해제 시점이 불투명해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 제재 해제 건이 이달 내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를 예상하며 GTX, 카풀 이슈 등 굵직한 민생 현안에 진에어 문제가 뒤로 밀려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진에어는 지난달 주주총회을 통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처리했다. 경영문화 개선방안으로 꼽힌 ▲의사결정 체계 정비 및 경영 투명화 ▲준법지원 제도 등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비전 재설정공표 및 사회공헌 확대 등을 해결한 것이다.

한 가지 변수로 꼽혔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진에어 등기이사직 유지 문제도 조 회장의 별세로 무마되는 분위기다. 진에어는 조 회장이 등기이사직을 유지할 경우 진정한 경영개선으로 볼 수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제 남은 것은 국토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최정호 전 후보자의 임명 후 제재 해제를 예상했던 만큼, 김 장관 체제 유지는 진에어 제재 해제를 둔 또 다른 변수가 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부와 진에어는 그간 정기적으로 경영개선 이행사항과 관련한 보고를 받아왔다. 제재 해제와 관련한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결국 해제의 키는 장관이 쥐고 있다. 김현미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민생 현안과는 거리가 있는 진에어 제재 해제에 관심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장관은 지난 8일 “문재인 정부 국토부의 시즌2가 시작됐다”고 밝히며 국토부 관련 사안들에 대해 언급했다. 부동산 정책 기조 유지, 버스와 건설기계 등 사업용 차량의 수소에너지 전환, 산불 복구 지원 등 민생 현안과 맞닿아 있는 내용이었다. 항공 관련 내용은 빠졌다.

만일 진에어 제재가 김 장관 임기에서 해결되지 않고, 후임 장관으로 밀릴 경우 기약 없는 기다림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정호 전 후보자의 임명 과정에서 ‘투기 없는 1주택자’ 등 인사 청문회 통과를 위한 사실상 새로운 요건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후임 장관이 빠른 시일 내에 임명되더라도 상황 확인 및 판단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제재 기간이 계속해서 길어지면 진에어는 중국 운수권 배분에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르면 이달 말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국 운수권 배분에 나설 계획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국토부와 접촉하고 있다. 제재 해제는 국토부 결정 사안”이라며 “중국 운수권 배분 참여 여부도 일단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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