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보조금 치솟아
갤럭시S10 5G 단말기 품귀 현상
기기변경, 선택약정 할인에도 보조금 많이 실려
주말 번호이동 LG유플러스 '승'

지난 6일 신도림 휴대전화 집단상가에서 휴대전화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특히 5G 단말기에 대한 판매가 많이 이뤄졌다. /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6일 신도림 휴대전화 집단상가에서 휴대전화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특히 5G 단말기에 대한 판매가 많이 이뤄졌다. / 사진=변소인 기자

“제재 없을 때 지금 5G폰 사야 돼요. 지금 많이 봐주는 분위기예요.”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첫 주말을 맞아 지난 6일서울 신도림 휴대전화 집단 상가를 찾았다. 곳곳에서 ‘5G’라는 단어가 들려왔다. 휴대전화 판매자들은 “지금이 5G폰을 사야할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주말 개통이 종료되기 1시간 전인 오후 7시쯤 집단 상가를 찾았음에도 휴대전화 구입을 위해 방금 도착한 이들, 계약하는 이들, 호객하는 이들로 집단 상가는 분주했다.

이날 판매자와 구매자 입에서 자주 나온 단어는 ‘5G’, ‘갤럭시S10e’, ‘공시지원금’, ‘번이’였다. 이 단어만 봐도 어떤 모델에 지원금이 쏠리고 어떤 정책이 좋은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다. 이미 휴대전화 관련 커뮤니티에는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단말기가 출시되자마자 지원금이 쏟아지고 있다는 풍문이 가득했다. 이 정보를 접한 이들이 많은 지원을 해주는 집단 상가를 찾아온 것이다.

어떤 단말기에 가장 좋은 정책이 실리고 있냐고 묻자 휴대전화 판매자들은 모두 갤럭시S10 5G 단말기와 갤럭시S10e를 꼽았다. 그에 반해 갤럭시S10 시리즈 LTE 모델의 보조금은 갤럭시S10 시리즈가 출시됐던 한 달 전보다 줄어있었다.

5G 단말기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두고 판매자들은 ‘간만에 역대급’이라고 표현했다. 단말기유통법(단통법) 때문에 한동안 잠잠하던 시장에 간만에 불법보조금이 많이 살포됐다는 의미다. 5G 이용자를 먼저 유치해서 선점하는 이미지를 확보해야 하는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5G 단말기 출시 후 가입자 유치가 매우 중요하다.

통신사를 변경하는 번호이동에 공시지원금을 선택하면 중간대 요금제의 경우 갤럭시S10 5G 단말기에 최대 7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지원됐다. 다른 집단 상가의 경우 최대 9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도 지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조금 정책은 시시각각 달라지기 때문에 하루에도 정책이 널을 뛴다. 또 요금제별로 지원금이 상이하다. 비싼 요금제를 쓸수록 보조금이 더 높아진다.

이날 오후 7시~8시 기준 가장 많은 보조금이 실린 곳은 KT였다. LG유플러스도 비슷한 보조금이 동원됐다. 이통사는 타사의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자사로 번호 이동할 경우 보조금을 대량 지원한다. 또 이통사에서 휴대전화를 구입하면 공시지원금이나 선택약정할인 둘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되는데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할 경우 공시지원금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보조금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타사 고객이 아니더라도 자사 기기변경에도 보조금을 많이 할당했다. KT의 경우 기기변경, 선택약정할인 조건에도 최대 48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됐다. 이를 공시지원금으로 바꿔 계산하면 훨씬 더 많은 지원금이 추가된다. 하지만 고가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요금의 25%를 할인받는 선택약정할인 조건이 유리하기 때문에 선택약정할인 조건을 많이 선택했다.

가장 지원금이 적기로 유명한 SK텔레콤 기기변경, 선택약정할인 조건에도 이례적인 보조금이 생겼다. 월 정액 7만5000원의 스탠다드 요금제 3개월 유지, 현금 완납 등의 조건으로 35만원의 지원금이 생겼다. 이렇게 되면 갤럭시S10 5G 256GB 모델을 출고가 139만7000원에서 35만원 할인된 104만7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여기다 매월 7만5000원에서 25%할인을 받으면 휴대전화 요금만 놓고 보면 한 달에 5만원대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온가족할인 등 가족결합이 있다면 이보다 더 저렴한 요금제로 사용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5G 단말기는 물량이 달리는 수준이었다. 어떤 색상을 원하냐고 묻던 판매자는 ‘로얄 골드’ 색상을 권했다. 5G 단말기는 크라운 실버, 마제스틱 블랙, 로얄 골드 색상으로 출시되는데 크라운 실버 색상이 가장 인기가 많아 가장 먼저 물량이 소진됐다. 이어 마제스틱 블랙의 물량이 달리자 지원금이 조금 줄었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로얄 골드에 더 많은 지원금이 붙었기 때문이다.

곳곳에 신분증이 널려있는 매장이 부지기수였다. 원하는 색상이 없거나 물량이 달려서 개통이 미뤄진 이들은 신분증을 맡기고 떠났다.

물량을 확인하던 한 판매자는 “제조사가 물건을 조금만 만들어서 풀어놓고는 물량이 없다고 언론에 홍보하는 것 같다”며 “나도 5G 폰을 어제(5일) 개통하기는 했는데 손님을 받느라 쉴새가 없어서 폰을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웬일로 보조금 지원에 제약이 없다. 5G 때문에 막 끌어당기는 분위기”라며 “이럴 때 5G 폰을 사야 한다”고 귀띔했다.

LG유플러스는 5G 단말기 개통 첫날인 5일 갤럭시S10 5G 초도물량 2만대를 완판했다. KT는 6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가입자 3만명을 돌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6일까지 2만5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5G 단말기 개통이 이뤄진 5일과 6일 이틀간 번호이동 건수를 보면 지난 5일 1만5791건, 6일 1만7287개를 기록했다. 이용자들이 기기변경도 많이 선택하는 탓에 과열까지는 아니었지만 갤럭시S10 시리즈 LTE 단말기가 판매된 첫 주말인 지난달 9일 1만5133개보다는 번호이동이 늘었다.

순증을 놓고 보면 KT는 이틀간 558명의 가입자를 잃었고, SK텔레콤은 가입자 447명이 타 통신사로 이동했다. 반면 LG유플러스의 경우 순수하게 1005명의 가입자가 늘었다. 다만 번호이동은 LTE 단말기와 5G 단말기가 모두 포함된 수치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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