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에서부터 부동산까지 IB 전략도 다양
“증권업계 먹거리 IB로 재편되면서 중소형사 특화 IB 시장 중요해져”

왼쪽부터 주원 흥국증권 대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 / 사진=각사 및 각사 홈페이지 캡처.
왼쪽부터 주원 흥국증권 대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 / 사진=각사 및 각사 홈페이지 캡처.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 부문 강화 전략을 내세워 생존게임을 펼치고 있다. 지식재산권(IP)에서부터 부동산금융까지 힘을 주는 IB 전략도 제각기 다른 모습이다. 업황 악화 우려에 증권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형사들이 대형사 틈바구니 속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흥국증권은 최근 지식재산권(IP) 투자 금융 상품에 총 113억원 규모의 투자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이 금융 상품은 국내 특허권개발 전문기업인 M&K홀딩스가 보유한 동영상 관련 표준특허(HEVC, H.265)를 담보로 하는 상품으로 기업들이 지급하는 특허권 사용료(로열티) 수입을 수익으로 취하는 방식이다. 

IP투자는 특허·브랜드·디자인·영업비밀 등에 투자해 로열티를 받는 투자를 말한다. 증권업계에서 조차 아직까진 생소한 투자 분야이지만, 흥국증권은 지난해부터 IP를 활용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특허청 산하기관에서 전문가를 영입하고 국내 증권사에선 처음으로 IP 투자팀을 만들어 꽤나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흥국증권은 이와 함께 전통적인 IB 부문도 계속 강화하고 있다. 흥국증권은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한 10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 순이익도 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3% 증가했다. 이는 금융자문 수수료 등 IB 부문의 실적이 증가한 영향이었다. 흥국증권은 2016년만 하더라도 IB부문의 실적이 미미했지만 지난해 152억원의 IB 부문 수익을 거두는 등 IB 중심의 체질 변화에 성공하고 있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들도 IB부문 강화 흐름에 참여하고 있다. 은둔 증권사 탈피를 선언한 한양증권은 지난해 8월 조직개편에서 창립 62년 만에 최초로 부동산금융본부를 신설해 부동산 IB 부문을 강화했다. 이 부서는 현재 제주신화월드 R지구의 3400억원 규모 담보대출 주관 업무를 맡고 있다. 더불어 한양증권은 올해 초 신기술사업금융업 취득을 통해 비상장 기업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는 지난달 초에 열린 기업 이미지(CI) 교체 기념사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 투자금융(IB) 경쟁력 확보를 통한 강소 증권사로 변신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의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부국증권도 최근 IB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박정준 부국증권 부사장을 대표로 임명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부문 대표 체제는 부국증권 역사상 처음으로 이는 그만큼 IB를 키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부국증권 역시 지난해 수익에서 IB부문 인수·주관 수수료가 전년 대비 26.44% 늘어난 153억원을 기록하는 등 IB 부문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리딩투자증권과 토러스투자증권도 IB 부문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IB 본부 내에 프로젝트금융실을 신설하고 부동산IB를 강화했다. 더불어 기존 ‘리딩에머슨자산운용’을 ‘리딩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바꾸고 부동산전문 운용사로서 리딩투자증권의 IB 업무와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디에스네트웍스에 인수된 토러스투자증권은 앞서 새 대표로 신정호 전 메리츠종금증권 IB사업본부장을 내정해 IB 중심의 사업구조로 재편을 예고한 상태다.    

이같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IB 강화는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업계 먹거리가 IB와 해외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중소형 증권사는 해외보다는 IB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유리하다”며 “IB 부문은 대형사들만의 놀이터로 여겨지지만 중소형사들이 파이를 나눠가질 수 있는 소규모 IB 시장도 존재한다. 이러한 시장에서 특화된 모습을 보인다면 중소형 증권사들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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