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가구소득 분배, 급격히 악화되지 않았을 가능성 있어”

2018년 가구소득 분배가 통계청 결과와 달리 급격히 악화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통계 표본 변동 효과를 제거할 경우 작년 2∼3분기 1분위 소득은 전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강창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3월 29일 열린 한국재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8년도에 발생한 가구소득 분포의 변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표본 변동 효과를 제거할 경우 2018년 2∼3분기의 1분위 소득은 1년 전과 큰 변화가 없었다. 4분기에는 1분위 소득이 전년보다 줄었지만 이는 기저효과 때문이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결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통계청은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통해 분기별 가구의 소득 변화를 발표한다. 지난해 가계동향조사는 저소득층 소득이 줄고 고소득층의 소득이 늘어 가계소득 분배가 악화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논문은 “가계동향조사의 2017년 표본은 모집단과 상당한 괴리를 가진 편향된 표본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에 따라 2018년 가계동향조사 표본이 모집단을 충실히 대표한다고 하더라도 각 소득분위의 2017년과 2018년 사이 소득의 변동율은 모집단 소득분포의 진정한 변동을 표현하지 못한다. 비교의 출발점인 2017년의 소득 수치가 잘못된 값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계동향조사의 2017년 표본이 모집단을 적절히 대표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할 때 통계치들은 2017년과 2018년 사이에 나타난 가구소득 분포의 진정한 변화를 보여준다고 해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강 교수와 이 교수는 2017년과 2018년 표본 구성 차이에 따른 관측 소득분포 변화를 제거하고 진정한 소득 변화를 분리하기 위해 ‘이중차분법’이라는 분석 방법을 사용했다. 표본이 바뀐 첫 조사인 지난해 1분기의 평균 소득 변화율을 1분기 이후 분기의 분위별 평균 소득 변화율에서 차감했다.

이 방식으로 통계청 미시 원자료 중 2인 이상 가구 자료의 실질소득을 분석했다. 이 결과 지난해 2∼3분기 총소득은 전년 대비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방식에 따른 2018년 2분기 1분위 가구소득 증감률은 1년 전과 변화가 없었다. 당시 1분위 가구소득 증감률이 7.6% 줄었다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와 차이가 났다.

2018년 3분기 1분위 증감률은 총소득이 전년보다 0.6% 늘었다. 통계청 결과는 -7.0%였다. 2018년 4분기 1분위 증감률은 총소득의 경우 -10.2%였다. 이에 논문은 2017년 4분기의 1분위 소득이 급격히 증가한 기저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와 이 교수는 논문을 통해 “우리는 가계동향조사의 2017년 표본이 모집단을 적절히 대표하지 못하는 한계를 인식하고 이중차분 추정법을 적용해 2018년 2~4분기까지의 진정한 소득분포 변화를 추정했다”며 “본 논문의 추정결과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2018년 2~4분기 보도자료의 원 수치들이 보여주는 것과는 달리 2018년에 가구소득 분배가 급격히 악화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했다.

이어 “다만 이번 분석은 2017년과 2018년의 추세가 동일했으며, 오류가 오로지 표본 대표성 문제로 발생한다는 두 가지 전제가 동시에 성립한다고 가정한 분석이다”며 “향후 보다 진전된 연구 방법을 통해 2018년 소득분포의 진정한 변동 양상이 규명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