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법정증언 “MB 대선 등 도우려 돈 줬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 나와 대선 등을 도우려 돈을 줬고,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한국거래소(KRX) 이사장 자리를 제안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전 회장은 5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공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증인신문은 이 전 회장이 작성한 ‘비망록’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전 회장은 2007년 성동조선해양으로부터 현금 20억원을 지원받아 이 전 대통령의 사위 이상주 변호사,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에게 전달한 돈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부터 “피고인 당선을 위한 정치자금인가 보직을 얻기 위해 청탁 목적으로 준 돈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다. 당내 경선이라든지 대선에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드렸다”고 답했다.

이 전 회장은 또 이 전 대통령이 비서관을 통해 자신에게 직접 전화해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을 맡는 건 어떠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KRX 이사장 선임이 기대와 달리 무산되자 비망록에 이 전 대통령이나 사위 이상주 변호사를 원망하는 글을 적었다.

이 전 회장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이상득 전 의원이나 이상주 변호사 편에 현금 22억5000만원 등을 건넨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1심은 이 전 회장이 작성한 비망록을 토대로 이 가운데 19억원과 1230만원 상당의 의류 제공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전 회장의 비망록 내용을 믿을 수 없다며 뇌물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