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문 당기순이익 비중 92%에 달해
신한금융지주보다 20% 이상 의존도 높아
롯데카드 인수 성공 여부···비은행 전략 관건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이 은행에 쏠려있어 실적 불균형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그룹 차원으로 비은행 부문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다짐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최근 발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2조2751억원으로 전년(2조1166억) 대비 전년 대비 7.48% 상승했다. 이는 외환은행 통합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역대급 호실적을 올렸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바로 수익구조 불균형 문제다.

하나금융지주의 은행 부문 당기순이익은 2조924억원으로 은행 부문 실적이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2%에 달했다.

이는 신한금융지주(69.5%)와 KB금융지주(73.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3대 금융지주 중 은행 편식 현상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영업부문을 살펴보면 카드 부문 실적이 가장 저조했다. 하나금융이 카드 부문에서 올린 실적은 1066억원으로 전체 당기순이익의 4.8%에 불과했다.

신용카드업의 경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마케팅 경쟁 비용 등으로 수익성 약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하나금융 측 설명이나 이를 감안해도 신한금융지주의 카드업 실적이 19.9%, KB금융지주가 9.4%인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표다.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에서 약세를 보이는 사이 경쟁사들은 보험사 및 자산운용사 인수에 나서면서 비은행 영업 전략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월 오렌지라이프 생명보험사를 인수합병하며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아시아신탁 인수에 성공하면서 그룹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KB금융 역시 향후 증권 및 손해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적극적 인수·합병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증권과 손해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과감한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최근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를 확정 지으면서 지주사 출범 3개월 만에 본격적인 비은행 부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하나금융지주는 롯데카드 본 입찰을 앞두고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외연 넓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도 카드 부문 실적이 약세인 만큼 하나금융에게 있어서 이번 롯데카드 인수 성공 여부가 향후 은행 의존도를 낮추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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