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니, 호남샤니 특수관계자 매출 각각 2145억원, 637억원···호남샤니 지난해 내부거래비율 사실상 '100%'
차남 허희수 전 SPC 부사장 액상 대마 반입 혐의로 집행유예···오너리스크로 인한 이미지 실추
연 44조원 베이커리시장에 승부수···'SPC 텐진공장' 이전·확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허영인 SPC그룹 회장.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지난해 4월 일감몰아주기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았던 SPC그룹이 일부 계열사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허영인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전 부사장의 액상 대마 논란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SPC그룹은 최근 공정위가 식품업체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조사 강화 방침을 표명하면서, 올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PC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PC삼립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조2008억원, 영업이익 599억원, 당기순이익 4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53억원, 영업이익은 52억원 각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9억원 증가했다.

SPC그룹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정중앙에 자리한 호남샤니와 샤니의 매출도 증가했다. 샤니와 호남샤니는 각각 639억원, 21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각각 0.45%, 3.9% 증가했다.

허영인 회장이 이끄는 SPC그룹은 2세 경영에 박차를 가하던 중 여러 악재를 만났다. 2017년 SPC는 제빵사 불법 파견과 임금꺽기 등으로 정치권 안팎에서 융단폭격을 맞았고, 이후 공정위와 국세청 등 사정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기도 했다.

가장 뼈아픈 부분은 오너리스크로 인한 이미지 실추다. 지난해 허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전 부사장이 액상 대마를 반입·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허 회장은 즉각 허 부사장을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시키는 결단을 내렸지만, 국민브랜드 반열까지 올라온 ‘파리바게뜨’로 얻은 이미지는 이 사건으로 단숨에 바닥까지 추락했다.

SPC그룹은 지난해 악재를 딛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올해 외형 확장에 돌입했다. 총 400억원을 투자한 ‘SPC 톈진공장’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파리바게뜨의 매출은 지난해 2000억원을 돌파했고 최근 300호점이 문을 열었다. 중국 파리바게뜨는 200호점까지 15년이 걸렸지만, 이후 300호점은 불과 1년6개월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텐진공장은 연간 44조원에 달하는 중국 베이커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염두한 승부수다.

다만 국내 시장 사정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최근 공정위가 중견 식품업체들의 부당 내부거래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총 자산규모 3조원으로 추산되는 SPC는 그간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2018년 감사보고서 분석결과, SPC그룹 주요 계열사의 내부거래비중은 전년보다 증가했다. 샤니의 경우 지난해 특수관계자 매출은 약 2145억원으로 전년보다 82억원가량 늘었다. 호남샤니는 약 637억원으로 전년보다 3억원가량 늘었다. 호남샤니의 내부거래 비중은 99.9%이며 총 매출 중에 68%를 SPC삼립으로부터 일감을 받아왔다.

SPC그룹은 지주사인 파리크라상이 SPC삼립, 샤니, 설목장 등을 지배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허영인 회장 등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사실상 내부거래비율 100%인 호남샤니의 경우 허 회장이 42.4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남샤니의 경우 오너일가의 직간접 지분율이 90%에 달한다. SPC그룹이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었다면 높은 내부거래비율은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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