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 5년간 200% 가까이 매출 성장···시장 1위 유니클로보다 빠른 성장세
스파오+탑텐+에잇세컨즈 합쳐도 유니클로 매출 못 따라가

지난해 국내 SPA(의류기획·디자인, 생산·제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제조회사가 맡는 의류 전문점)의 중심은 국내 기업이 아닌 일본 기업이었다. 바로 유니클로다. 2005년 한국에 들어온 유니클로는 진출 10년 만인 2015년 단일 패션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유니클로는 이후 꾸준히 매출 상승세에 있다. 곧 1조5000억원도 찍을 기세다.

아직은 유니클로 규모의 1/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무인양품도 성장 중에 있다. 이미 무인양품은 비슷한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에잇세컨즈를 넘볼 채비를 하고 있다. 일본 SPA 브랜드가 국내 SPA를 크게 따돌리고 있는 것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우리나라에서 모두가 알만한 SPA 브랜드라고 하면 일단 유니클로, 자라, H&M, 탑텐, 스파오, 에잇세컨즈, 무인양품 등일 것이다. 이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바로 유니클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지난해(2017년 9월~2018년 8월) 매출은 1조3731억원, 영업이익은 2344억원에 달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0.9%, 32.8%나 늘었다. 

◇국내 SPA 3사 합쳐도 유니클로 매출 못 따라가

1조원이 넘어가는 유니클로의 매출은 같은 해외 SPA인 자라(자라리테일코리아)와 H&M(에이치앤앰헤네스앤모리츠)의 매출이 각각 3500억원, 2500억원대에 머물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유니클로의 지난 5년간 국내에서의 성장 추이를 보면 2014년 8954억원이던 매출은 △2015년 1조1169억원 △2016년 1조1822억원 △2017년 1조2376억원 △2018년 1조3731억원으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 

/자료=유니클로,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자료=유니클로,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유니클로 매장수도 △2014년 139개 △2015년 165개 △2016년 179개 △2017년 181개 △2018년 187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유니클로는 3개점(롯데백화점 인천점, 광주 충장로점,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을 폐점했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의 경우, 백화점 자체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매각 명령을 받아 폐점한 케이스다. 폐점에 이어 출점도 있었다. 유니클로는 올해 현재까지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과 광주 연제점 총 2곳을 새롭게 오픈했다. 

향후 유니클로는 오는 6월까지 3개 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의 이같은 인기에 대해 유니클로 관계자는 "유니클로는 전 연령대를 타깃으로 모두의 일상을 위한 고품질의 일상복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R&D(연구개발)를 통해 고기능성 특수 소재를 적용한 기능성 의류 등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겨울 내복=히트텍'이 대명사처럼 불릴만큼 라이프웨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 SPA 브랜드 중 1위인 이랜드월드 스파오의 지난해 매출은 3200억원으로 유니클로의 1/4 수준이다. 스파오의 전국 매장수는 77개다. 스파오 매출에 국내 SPA 브랜드 2, 3위인 신성통상의 탑텐(2000억원대)과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1800억원대) 매출을 더해도 7000억원대로 1조3000억원을 넘은 유니클로의 반토막 수준이다.  

아직은 작지만 약진하고 있는 일본 SPA 브랜드도 있다. 바로 무인양품(MUJI)이다. 유니클로보다 한국에 2년 일찍 들어온 무인양품은 자연주의를 필두로 차츰 브랜드를 키워왔다. 여타 SPA와 마찬가지로 젊은 층이 주요 소비자다. 의류뿐 아니라 식기, 이불, 식품, 화장품 등 생활용품 전반을 판매한다. 

무인양품 매출은 △2014년 479억원 △2015년 561억원 △2016년 786억원 △2017년 1095억원 △2018년 1378억원으로 5년 만에 200% 가까이 성장했다. 깔끔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인기몰이 중인 무인양품의 성장세가 5년동안 53.4% 성장한 유니클로보다 훨씬 가파른 것이다. 

이에 국내 SPA 업계에서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스파오는 3200억원이었던 매출을 올해 35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SPA 브랜드 1위를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에잇세컨즈는 적극적인 출점과 브랜드 효율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에잇세컨즈는 전국에 44개의 매장을 갖고 있고, 올해 상반기에만 5개의 새 매장을 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에잇세컨즈뿐 아니라, 갖고 있는 전 브랜드를 영속적인 수익성을 갖출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드는 내실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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