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올해 식품·급식 중견 업체 부당내부거래 집중 조사 방침
2세 경영구도 구축한 농심, 일감몰아주기 논란 부담으로 작용
농심미분 오너일가 100% 지분 소유 등 6개 계열사 내부거래비중 높아···"농심에 대한 내부거래 얼마나 낮추느냐 관건"
농심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농심그룹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있는 6개 계열사의 내부거래액은 약 5000억원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식품·급식 중견 업체에 대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겠다고 가운데, 농심그룹 일부 계열사에서 오너 일가의 지분이 높아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2조2364억원, 영업이익 885억원, 당기순이익 8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81억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8억원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63억원 줄었다.
농심은 쌍둥이 형제 중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을 중심으로 2세 경영구도가 구축됐다. 차남 신동윤 부회장은 포장지 계열사 율촌화학을 승계했고, 셋째 신동익 부회장은 유통 계열사 메가마트 계열사를 물려받았다. 지난달 동원 농심 부회장의 장남 신상렬씨가 농심에 출근하면서 3세 경영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농심그룹은 현재 자산규모 4조5000억원 수준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5조원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그간 자산 5조원 미만 중견기업들은 규제 대상에는 들지 않고 내부거래비중은 높아 일감몰아주기 제재 필요성이 제기됐다. 농심그룹 역시 계열사 간 높은 내부거래를 나타내고 있지만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
경제개혁연구소가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농심그룹은 율촌화학, 호텔농심, 농심미분, 태경농산, 농심엔지니어링, 엔디에스 등 총 6개 계열사가 일감몰아주기 제재 가능성이 있다. 2018년 감사보고서 분석결과, 이들 6개 계열사의 지난해 내부거래 총액은 무려 4848억원에 달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포장 관련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율촌화학의 지난해 내부거래액은 1800억원, 스프제조업체 태경농산은 1980억원, 농심엔지니어링 509억원, 엔디에스 395억원, 호텔농심 124억원, 농심미분 37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율촌화학, 호텔농심, 농심엔지니어링, 엔디에스 등이 전년보다 높은 내부거래액을 기록했다.
6개 계열사의 주거래 계열사는 농심이었다. 태경농산이 1953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율촌화학(1588억원), 농심엔지니어링(340억원), 엔디에스(156억원), 호텔농심(75억원), 농심미분(37억원)이 뒤를 이었다.
농심미분의 경우 오너일가가 지분을 100% 직접 소유하고 있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편입 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농심미분은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이 60%, 그의 두 자녀가 각각 20%씩 나눠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심그룹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은 농심에 대한 내부거래 비중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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