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학회, ‘베테랑 기자의 탐사보도, 미국 탐사보도를 탐사하다’ 펴내
신문·방송기자 11명, 지난해 ‘IRE & UNC와 함께하는 해외 탐사보도 디플로마 ’ 참가
IRE 총회 참가·언론사 방문 등 미국 탐사보도 현주소 체험···탐사보도 노하우 등 담아

국내 신문·방송기자 11명이 미국 탐사보도의 현주소를 직접 경험하고 기록한 ‘베테랑 기자의 탐사보도, 미국 탐사보도를 탐사하다’가 출간됐다.

이 책은 한국언론학회 주관으로 지난해 6월 10박12일 일정으로 진행된 ‘IRE & UNC와 함께하는 해외 탐사보도 디플로마’ 연수에 참가한 저자들이 IRE(미국탐사보도협회) 연차 총회 강연과 노스케롤라이나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 과정 등을 수행한 후 정리해 펴낸 것이다. 또 미국 현지 언론사 탐방과 탐사전문 기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탐사보도 노하우’도 담겼다. 

매년 미국 각 도시를 순회하며 열리는 IRE 연차 총회에서는 전 세계 탐사기자들이 모여 기본에 충실한 탐사보도 사례를 공유하고, 드론이나 데이터 시각화와 같은 최신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취재방법 등 다양한 탐사보도 관련 이론과 실습 강연이 진행된다. 

저자들은 지난해 2018년 IRE 연차 총회 강연에 참가해 대학내 성폭행 사례들과 미국 기업들의 부조리를 파헤친 미국 현지 탐사보도 기자들의 경험담을 듣고 미국식 탐사보도의 최근 경향을 체험했다. 

또 탐사보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미국 현지 신문과 방송국 등을 탐방해 이들의 생존 전략을 확인했다. CNN 본사와 애틀랜타 지역 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앤드 컨스티튜션(AJC)’에서는 격변하는 언론 환경 속에서 경영 위기를 맞으면서도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우는 미국 탐사 저널리스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이 과정을 통해 저자들은 정보홍수 속에서 가짜뉴스의 범람과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이른바 로봇저널리즘의 등장에도 저널리즘의 마지막 보루인 탐사보도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탐사보도가 일종의 타이틀처럼 ‘무안주기식 탐사보도‘, ‘막무가네식 폭로성 탐사보도’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적했다. 특히 현장의 기자들이 탐사보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탐사보도를 진행할 때 무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충분한 훈련 없이, 데스크의 일방적인 지시로 ‘무한 취재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에 대한 자기 성찰도 담았다.

미국 탐사보도 연수 프로그램을 총괄한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전 한국언론학회 회장)는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이 시대, 결국 저널리즘의 본질은 현장에 충실하고  집요하게 진실을 추구하는 탐사보도라는 것을 새삼 경험하고 되새기는 계기였다”면서 “11명의 기자들이 머리를 맞대어 집단지성으로 엮은 책이 국내 기자들에게 탐사보도의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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