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려에 최종 수정까지
연말까지만 데이터 무제한

이동통신 3사의 5G 요금제.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이동통신 3사의 5G 요금제.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SK텔레콤이 우여곡절 끝에 이동통신 3사 가운데 마지막으로 5세대(5G) 요금제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요금제는 월 5만5000원에 데이터 8GB 제공부터 월12만5000원에 데이터 300GB 상품까지 총 4구간이다. 그러나 이번 요금제는 한시적으로만 적용되는 상품이 있어 이용자 입장에서 다소 헛갈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은 3일 ‘5G론칭 쇼케이스’를 열고 ▲국내 최고 속도, 최대 커버리지의 5G초격차 네트워크, ▲5대 영역 초생활 서비스, ▲데이터 무제한에 5G풀패키지 혜택을 더한 5G 요금제, ▲데이터를 50% 절감하는 초혁신 기술 등 5G 전 영역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며 요금제와 함께 준비상황을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날 요금제를 공개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거쳤다. 요금제 인가 신청부터 공개까지 한달 가까이가 걸렸다. SK텔레콤은 시장 지배사업자(1위 사업자)로 요금제 인가 대상이다. 지난달 초 SK텔레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5G 요금제는 7만, 9만, 11만원 대로 구성됐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 5G 요금제가 고가 구간으로만 구성돼 고객선택권을 제한했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이후 SK텔레콤은 요금제를 수정해 ▲월 5만5000원에 데이터 8GB 제공, ▲월 7만5000원에 데이터 150GB, ▲월 9만5000원에 데이터 200GB, ▲월12만5000원에 데이터 300GB 등 4구간으로 구성된 5G 요금제를 지난달 29일 인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5일 SK텔레콤 요금제 신청을 받았고 하루 뒤인 26일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를 열어 통과시켰다. 과기정통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지난 29일 최종 인가 결정을 내렸다. 이날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5G 요금제를 공개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에 한번 더 5G 요금제를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쟁사들이 요금제를 발표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정이 필요했다는 풀이가 나왔다. 과기정통부도 이용자 혜택에 도움이 되는 요금제 수정은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공개한 5GX 요금제는 모두 4가지다. ▲일반형 요금제인 ‘슬림’은 월 5만5000원(이하 VAT포함)에 데이터 8GB(소진 후 1Mbps 속도제어)를, ▲실속형 무제한 요금제인 ‘5GX스탠다드’는 월 7만5000원에 150GB(소진 후 5Mbps 속도제어) 데이터를, ▲완전무제한 요금제인 ‘5GX프라임’은 월 9만5000원에 데이터 200GB를, ▲‘5GX플래티넘’은 월 12만5000원에 데이터 300GB를 제공한다.

다만 ‘5GX프라임’과 ‘5GX플래티넘’의 경우 프로모션을 통해 오는 6월 말까지 가입하면 각각 월 8만9000원, 12만5000원에 한도 없는 무제한 데이터를 연말까지 한시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 부분이 SK텔레콤이 마지막까지 고심해서 내놓은 부분인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한시적으로 할인된 가격과 무제한 데이터 제공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면서 ‘낚시성’이란 빈축도 사고 있다. SK텔레콤은 5G 요금제를 홍보하며 ‘5GX프라임’과 ‘5GX플래티넘’ 요금제를 ‘완전 무제한’으로 홍보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부장은 “프로모션으로 한정적으로 진행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고객의 수요와 커버리지 등 3개월간 상황을 보면서 프로모션 연장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프로모션이 끝나면 고가나 제한적 데이터 제공량으로 돌아간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요금제별 추가 혜택의 경우 ‘5GX 스탠다드’ 요금제에 가입하면 ▲스마트폰 조기 교체‧액정 파손‧분실을 지원하는 ‘5GX클럽’ 무료, ▲기어 가상현실(VR)+콘텐츠 반값, ▲3개월간 프리미엄OTT 푹·신개념 음원서비스 플로 100원 이용 등 월 1만4000원 상당의 혜택이 제공된다.

‘5GX 프라임’과 ‘5GX플래티넘’은 ▲5GX클럽 무료, ▲기어 VR 무료, ▲스마트워치나 태블릿 등 세컨드 기기 회선 무료, ▲5G 전용 VIP멤버십(한도 무제한) 등의 혜택을 받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 상용화 시점에서 5G 기지국 3만5000개를 설치했다. 독도에서도 5G를 사용할 수 있다”며 “연말까지 7만개의 기지국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5G 개통에 대해 궁금해 하는 글로벌 기업이 많다.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오는 6월에 일주일 동안 한국을 방문하고 다음 달에는 싱가포르텔레콤에서 한국을 찾아 서비스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망 테스트를 하기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도 SK텔레콤과 미팅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또 5G 인프라로 청년 창업이나 벤처 운영의 꿈을 가진 젊은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날부터 ‘5G 생태계 지원단’을 만들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G 생태계 지원단은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유명인들과 함께 실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5G 론칭 세리머니도 펼쳐졌다. 세계 최초 5G가입자 겸 홍보대사인 그룹 EXO(엑소)의 백현, 카이, 김연아 선수, 이상혁(페이커) e스포츠 선수, 아날로그(1G) 통신 시대인 1988년부터 31년간 SK텔레콤을 사용 중인 최장기 고객 박재원씨와 뇌성마비를 극복한 수영선수 윤성혁씨를 초대했다. SK텔레콤은 이들에게 삼성전자 갤럭시S10 5G를 전달하고 오는 5일 5G 요금제 가입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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