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상여금 같아
박정호,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작업 돌입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SK그룹 CEO 지난해 보수는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연봉이 동일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한해 동안 20조원의 엽업이익을 내며 SK텔레콤의 2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지만 두 CEO의 연봉은 같았다. 박 사장의 연봉은 35억600만원, 박 부회장의 연봉은 35억1000만원이었다. 400만원의 차이가 나지만 기타 근로소득에서 차이가 났을 뿐 1년간 급여와 상여금은 동일했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가 지난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박 사장과 박 부회장의 지난해 급여는 11억5000만원, 상여금은 23억5000만원으로 같다. 기타 근로소득에서 박 사장은 600만원, 박 부회장은 1000만원을 가져갔다.

박 사장의 연봉은 이동통신사 CEO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황창규 KT 회장은 14억49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해 총 6억2800만원을 받았다. 박 사장의 연봉은 황 회장 연봉의 2.5배에 달하는 수준이고, 하 부회장 연봉보다는 5.5배 이상 많다. 하 부회장은 지난해 7월에 취임해 상여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대표이사의 성과보수 지급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구성된 계량지표와 리더십, 전략 과제 달성도, 전문성 및 기타 회사 경영성과 기여도로 구성된 비계량지표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기준연봉의 0%~250% 범위 내에서 지급하게 돼있다.

박 사장은 지난 2017년 매출액 17조5200억원, 영업이익 1조5366억원으로 2014년 이후 3년 만에 매출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는 등 계량지표 측면에서 성과를 달성했고 2017년 NCSI 20년 연속 1위, KS-SQI 및 KCSI 등 국내 3대 고객만족도 평가 최장 기간 연속 달성 등의 공로가 인정됐다.

또 2017년 말 기준 가입자 3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이동통신사업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역량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의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해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커머스 사업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ICT 영역 투자회사의 전략적 리포지셔닝 및 협업 체계 구축을 통해 기술, 콘텐츠 등 핵심 경쟁 기반을 확보한 것도 상여금에 영향을 끼쳤다.

박 부회장의 경우 지난 2017년 기술 중심 회사로의 입지를 강화하고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며 전체 최적화 관점의 경영을 통해 매출액 30조1094억원, 영입이익 13조7213억원을 달성하는 등 계량 지표 측면에서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기술 역량 강화, 조직문화 개선, 전사 협업 체계 구축 등 본원적 경쟁력 제고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진 점이 높게 평가됐다.

양사 CEO 연봉은 동일 수준이지만 수익은 SK하이닉스가 월등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2017억6000만원이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20조8437억5000만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40조4451억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으로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51.5%에 달해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CEO의 연봉이라는 것은 일종의 보상 개념이다. 당연히 실적과 연동되는 것이 상식적”이라면서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안겼음에도 박정호 사장이 박성욱 부회장과 같은 연봉을 받게된 것은 SK텔레콤이 하이닉스의 지배기업이기도 하고 SK하이닉스의 성과가 반도체 시장 호황이라는 배경때문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부회장은 SK 출신이 아닌 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5년 전에 이미 박정호 체제를 만들어서 지지하고 있는 배경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임원의 보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등기임원 8명의 보수총액은 57억7600만원, SK텔레콤의 등기임원 8명의 보수총액은 44억8900만원이다. 박 사장의 연봉이 타 임원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그만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박 사장을 신뢰하고 있다는 얘기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달 SK하이닉스 이사회에서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에 선임된 박 사장은 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미 박 사장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을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누고 중간지주사 아래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등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를 배치하는 중간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다. 박 사장은 하이닉스 인수,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 등 SK그룹의 인수합병 사업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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