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규 대표 인터뷰···“장기 수익률 1위 하우스 꿈꾼다”
“비상장·상장 멀티전략, 변동성 낮춰 안정적인 우상향 수익률 가능”
“꾸준한 중상위권 수익률 쌓아 장기 성과 낼 것”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자산운용사는 총 243개. 이 중 시장에서 두각을 보인 자산운용사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최악의 성적표로 경쟁에서 뒤처진 자산운용사도 존재했다. 243개사 중 97개사가 적자를 보였고,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의 경우엔 169사 중 80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증시가 좋지 않았다지만 어느 누구도 만만하게 볼 자산운용 시장이 아닌 것이다.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 / 사진=시사저널e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 / 사진=시사저널e

이러한 극한의 생존게임에 르네상스자산운용이 올해 새로운 참가자로 출사표를 던졌다. VIP자산운용에서 16년을 일하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공동대표가 그 선봉에 섰다. 지난 1일 시사저널e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시장에서 주목받는 플레이어가 없다고 하는 상황이면 우리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미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기존 펀드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르네상스자산운용은 이 공동대표와 정규봉 공동대표가 트러스톤멀티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인수해 지난 2월 출범한 자산운용사다. VIP자산운용의 CIO(최고투자책임자)를 역임한 이 대표는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투자자이고, 정 대표는 신영증권에서 리서치센터 팀장으로 활약했던 애널리스트다. 공통분모는 ‘가치 투자’로 두 대표가 몸담았던 두 회사의 투자 철학이기도 하다. 
     
다만 가치투자 철학을 내세운 다른 자산운용사와는 달리 상장사뿐만 아니라 비상장사에도 적극 투자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이 대표는 “두 분야 모두 자신이 있다. 18년을 상장 주식 펀드매니저로 살아왔다. 정 대표는 비상장사와 관련된 보고서를 쓸 정도로 네트워크나 경험이 풍부하다”며 “두 개의 조합이 내는 시너지로 안정적으로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르네상스자산운용은 ‘르네상스멀티1호’와 ‘르네상스가치1호’를 새롭게 내고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멀티1호 펀드는 만기 3년 폐쇄형으로 비상장 투자비중이 40~60%이고, 가치1호 펀드는 개방형으로 비상장 투자비중이 20~30%다. 기존 트러스톤멀티자산운용 때 설정된 펀드들도 중소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운용 중이다. 이 중 ‘인텔리전스1호’는 인수 2달여 만에 코스피지수 대비 5%의 초과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닥벤처액티브펀드’는 13.5%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향후 목표에 대해선 장기적인 수익률에서 1위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 린치는 13년동안 27배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연간 기준 수익률로는 1등을 해본적이 없다. 결국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오랫동안 꾸준히 중상위권의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며 “르네상스도 이처럼 꾸준함을 통해 장기 수익률에서 강한 운용사가 되겠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생 운용사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중소형주로 수익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펀드 운용 사이즈가 커지다 보니 사고싶은 주식을 충분히 못 사게 되는 상황이 생겼다. 또 비자발적으로 대형주를 사야되는 그런 상황들도 많아졌다. 한 종목의 경우 주가가 2배 이상 올랐는데 공시 기준인 지분 5%를 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펀드 편입 비중은 2%에 불과했다. 좋은 종목을 발굴했음에도 펀드 자체 수익률 기여도가 낮았다.”

“시장 자체도 기회라 생각했다. 지난해 같은 경우에는 모두가 다같이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개별적인 중소형주들의 주가가 매력적으로 보인 것들이 많았다. 시장에서 주목받는 플레이어가 없는 상황에 매력적인 시장 환경이 나오면서 기회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치투자를 앞세웠다. 그런데 최근 가치투자 하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있다.  

“전통적인 가치투자를 하기에는 2010년 이후 시장 환경이 좋지만은 않다. 최근 2~3년 사이는 더 그렇다. 저성장 국면에 따라 성장에 대한 프리미엄이 붙고 있는 까닭이다.” 

“기존의 가치투자에 플러스 알파를 계속 얹어야 한다. 좋아하는 투자도 전통적인 가치투자를 기반에 플러스 알파를 더하는 것이다. 회사의 이익 성장이라든지 다른 촉매라든지 이런 것이 있어야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재평가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저평가 돼있는 종목을 찾아야 한다’가 핵심이다. 이런 걸 고려해서 투자하고 있다.”

-가치 투자를 앞세운 운용사들이 많다. 차별점은?

“상장사와 비상장사 두 곳을 원활히 다룰 수 있는 가치투자하우스는 없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두 분야 모두 자신이 있다. 저는 상장주식만 18년 동안 다룬 펀드매니저이고, 정 대표는 애널리스트였지만 비상장사를 커버하면서 네트워크를 깊게 형성했다. 사실상 벤처캐피탈 같은 역할을 이미 해왔다.”

-비상장을 활용한 투자 전략은 어떻게 되나.

“상장이든 비상장든 똑같다고 생각한다. 좋은 종목을 발굴해야되고 비싸게 사면 안 된다. 비상장은 아직 개방돼 있지 않은 시장이다보니 현재로선 네트워크 중심의 시장이 형성돼 있고 여전히 상장사 대비 비효율성이 존재한다. 여기서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상장에 비해서 발굴 건수는 적을 수 있지만 제대로 발굴할 수 있다면 업사이드를 한꺼번에 크게 볼 수 있다.”

“비상장 주식은 시세가 어느정도 고정돼 있다. 상장 주식의 변동성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 안정적인 수익률 그래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비상장이 한 번씩 재평가 받게 되면 수익률 그래프가 우상향 할 수 있다.”

-종목을 발굴하는 방법은?
 
“다양한 루트가 있다. 여러 기업들을 일단 검토해야 된다. 한 종목은 14년동안 살펴봤다. 계속 지켜보고 공부해야지만 변곡점을 찾을 수도 있고 그 지점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운용사 입장에선 누가 투자 대기 리스트를 더 많이 갖고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오픈마인드로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 IR 담당자, 산업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무언가를 새로 배우려고 노력해야 하고 관심을 기울이고 귀를 닫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종목에 대한 편견에 빠지지 않고 오판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목표 수익률 또는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목표는 장기 수익률 1등이다. 피터린치는 13년동안 27배 수익을 냈는데 단기적으로는 한 번도 1등을 해본적이 없다고 한다. 꾸준히 중상위권을 하면 그게 모여서 장기적인 1등이 되는 것이다. 꾸준히 성과를 내고 이것이 쌓여 장기적으로 고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고 싶다.” 

“회사가 신규 자금 유입에 기대어 규모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 자금이 불어나면서 회사가 커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신규 펀드 고객뿐만 아니라 기존 트러스톤멀티자산운용 때 설정된 펀드 투자자들도 함께 챙기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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