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내부거래 ‘MJA와인’ 일감몰아주기 의혹 제기···신동빈 회장 일가 지분 33.5% 달해
MJA와인 롯데칠성음료과 내부거래로 98억원 매출 올려···전체 3.5% 수준
공정위, MJA와인 일감몰아주기 조사 여부에 업계 관심 집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롯데칠성음료가 지난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몰아주기 혐의로 현장조사를 받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맥주사업의 극심한 부진으로 실적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주류사업부문에 대한 조사로 알려져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정위가 올해 업무계획에서 식료품·급식 업종에서 나타나는 부당 내부거래 문제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감몰아주기 조사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3463억원, 영업이익 850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이 무려 500억원에 이르며 적자 전환했다.

이 같은 실적부진은 맥주시장의 경쟁력 약화 때문이다. 롯데주류는 2014년 4월 ‘클라우드’ 출시로 시장에 진출했지만 기존 주류강자인 오비맥주(카스)에 밀려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다. 2017년에는 새 맥주 브랜드 피츠까지 내놓았지만, 주류부문의 매출은 클라우드를 내놓았던 2014년 이후 서서히 줄고 있다.

이런 극심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조사가 롯데주류의 어느 부분을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클 수밖에 없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달 20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내부거래로 27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칠성음료의 내부거래는 2016년 3235억원, 2017년 2921억원 등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는 지난해 롯데칠성음료가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 가운데 3.5%의 비중을 나타낸 MJA와인을 일감몰아주기 계열사로 지목하고 있다. MJA와인은 롯데지주가 지분 100% 갖고 있는 자회사로, 롯데칠성음료는 이 회사를 앞세워 자사 와인 브랜드인 마주앙을 판매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주세법상 롯데칠성음료가 직접소매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MJA와인을 거친 것이다.

문제는 최근 주세법 개정으로 롯데칠성음료의 직접 소매판매가 가능함에도 여전히 MJA와인이 와인 유통의 중간지점으로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롯데칠성음료의 MJA에 대한 매출은 2016년 90억원, 2017년 86억원, 지난해 98억원 등이었다. MJA가 롯데칠성음료의 불필요한 유통과정에 들어있다면, 이는 오너일가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의혹 조사대상에 오르기 충분하다. MJA와인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롯데지주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일가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일가의 지분만 총 33.5%다.

 

 

공정위는 롯데칠성음료의 MJA와인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개별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만약 공정위가 롯데칠성음료의 전체 내부거래매출 중에 겨우 3%대에 불과한 MJA와인을 정조준한 게 사실이라면,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조사가 향후 어느 수준까지 확대될지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 때문에 관련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식품, 주류 업계 특성상 제조와 판매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동원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들은 그간 자산 규모가 5조원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감몰아주기 사각지대로 불려왔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의 일감몰아주기 조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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