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서울보다는 상장사인 에어부산 지분 정리할 가능성 커···“앞선 해외사례 있고, 재무적으로도 충분해”
에어부산 “들은 바 없는 내용” 일축

아시아나항공이 최대 주주로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두 곳의 매각 여부를 두고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아시아나항공이 최대 주주로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두 곳의 매각 여부를 두고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아시아나항공이 최대 주주로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두 곳의 매각 여부를 두고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우량자산 매각을 요구하고,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추가 자산 매각을 예고하면서 업계선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불거진다.

2일 금융권과 업계 등에 따르면, 채권단은 금호그룹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이번주 중 1년 만기의 경영개선약정(MOU)을 연장할 계획이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채권단은 금호그룹에 우량자산 매각과 시장차입 상환계획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의 우량자산 대상엔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 LCC를 비롯해 금호리조트,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IDT 등의 지분과 아시아나타운 등 부동산이 있다. 업계에선 LCC 두 곳, 특히 에어부산을 매각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어서울보단 에어부산의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이 더 크다. 아무래도 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구매하고자 하는 곳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부 분위기를 언급하며 “에어부산은 에어서울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불만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의 44% 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임원 중엔 여전히 아시아나항공 출신이 많다 보니 아시아나항공에 불만을 갖는 직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지분율은 44.17%이다. 부산시, 넥센, 부산은행 등 부산지역 주주의 지분 합계는 45.62%이다. 지난 1일 제출된 에어부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3명의 에어부산 임원 중 4명이 아시아나항공 출신이다.

정기 기업신용평가를 두고서도 에어부산은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BBB+임에 따라 동사의 등급 역시 BBB+를 받았다. 부산은행으로부터 자체 신용평가 AA 등급을 받았다”고 사업보고서에 명시해뒀다.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음에도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 때문에 BBB+(경제여건 및 환경악화에 따라 거래안정성 저하가능성이 있는 기업)를 받았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도 에어부산의 부채를 부담하기 꺼려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에어부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부채는 1500억원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회계감사에서 에어부산을 ‘관계’ 기업으로 간주해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았다. 이후 ‘종속’ 기업으로 전환시켜 ‘적정’ 의견을 받게 됐다.

관계기업의 경우 실적이나 재무 상태를 제한적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하게 돼 있는 반면, 종속기업의 경우 손익과 자산 부채를 모두 합산하도록 돼 있다.

전문가들은 경영학적으로 바라봐도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매각은 가능성 있는 얘기라는 입장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영학적으로 봤을 때 앞선 해외사례가 있고, 재무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978년 미국이 항공 규제를 완화하면서 근거리, 지방 항공사들이 신규 진출했다. 이후 항공사 간 경쟁이 심화됐고 이스턴항공 등 재무적으로 힘들었던 대형항공사들이 자회사를 매각 혹은 파산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시아나항공과의 결별 관측에 대해 에어부산 관계자는 “현재로선 들은 바 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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