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된 국내 시장 벗어나 해외서 미래먹거리 발굴···인프라 늘리는 ‘본사’ 설립 전략으로 창업 이민도 확대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 법인을 세우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간 제조업 중소기업들에 국한돼 있던 해외 진출이 다양한 산업으로 퍼져나가는 추세다. 요식업 프랜차이즈, 헬스케어, 뷰티 기업 등이 해외 거점을 세우는 현지화 전략에 나섰다.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창업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미래먹거리를 찾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중소기업 ‘죽이야기’는 하노이에 위치한 베트남 지사를 본사에 준하는 규모의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죽이야기 측은 베트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인적자원이나 물류 유통이 용이한 덕에 사업 확장 면에서 가장 전망이 있다고 봤다. 또 포화상태인 국내 자영업 시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 이민제도’도 확대한다.

그간 대기업 식품 사업이 해외에 진출한 사례는 많았다. 군만두, 컵라면 등이 현지 유통망을 늘리는 전략을 선택해 매출을 올렸다. 최근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소 프랜차이즈 또한 주목을 받았고, 기업들도 해외 거점을 세워 동남아, 미국, 유럽 시장 진출에 나섰다.

헬스케어와 뷰티 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 중소기업 엘앤피코스메틱 또한 수출규모를 키워가다가 해외 지사를 세웠다. 엘엔피코스메틱이 만든 마스크팩 ‘메디힐’은 국내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에서 누적 14억장이 판매됐다. 엘엔피코스메틱은 지난 2016년 일본 지사를 세우고 9개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유통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재활기기 네오펙트는 2015년 미국 지사를 세우고 유럽과 미국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혁신기술로 현지에 본사를 세운 기업들도 있다. 이들은 ‘해외 진출’의 개념이 아닌 ‘해외 현지 기업’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밸런스히어로는 2015년 인도에서 모바일 잔액 확인, 결제 및 데이터 관리 앱 ‘트루밸런스’를 출시했다. 인도 최대 상업은행이 밸런스히어로에게 투자하기도 했다. 스윙비는 동남아시아 중소기업 인사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총 4개 국가에 법인을 설립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기술과 제품이 해외업체들과 겹칠 수 있고,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시장 진입 시기를 놓치면 해외 진출은 어려워진다. 애초에 해외진출이라는 개념이 아닌 해외를 내수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해야 한다”며 “많은 중소기업, 스타트업들이 해외에 법인을 세우는 것도 현지화 전략의 연장선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 창업, 자영업 시장이 레드오션(Red Ocean)이라는 말이 많지 않나. 어느정도 규모가 큰 이후 해외에 프랜차이즈를 세우거나 지사를 세우면 가맹주들의 창업 이민, 해외 일자리 창출등의 부수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업들에게 처음부터 해외 거점을 세우는 것은 역부족이라며, 현지 파트너를 찾아 해외 진출 전략을 짜는 것도 중요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한 중소기업 정책 연구원은 “해외 사업은 신규 매출 창출이 중요하며 최소의 투입 비용으로 매출을 내야 한다"며 "홍보 비용, 현지 유통망을 찾기 위한 해외 전문가의 비중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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