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7000억원, LGD 1000억원대 적자 예상
중소형 OLED 판매 부진·LCD 가격 하락
대형 OLED로 중장기 성장해법 모색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디스플레이 양대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중국 제조사의 물량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고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부진도 실적 하락의 원인이 됐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동반 적자전환이 관측된다. 증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난 3달간 제시된 실적전망치를 종합하면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올 1분기 1027억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5000억원에서 최대 7000억원대 규모의 적자가 추정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달 말 삼성전자가 이례적인 어닝쇼크를 예고한 만큼, 손실 폭이 가시적이란 평가다. 특히 전세계 시장 주도권을 꽉 쥐고 있는 중소형 OLED 판매가 부진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은 올해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 매출 42억1000만달러(약 4조7771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전년 동기 52억2400만달러(5조9277억원)보다 19%가량 감소한 수치다.

주요 고객사 애플은 아이폰 고가 모델에 소형 OLED를 채용했지만 판매가 부진하자 올 들어 일부 신형 모델의 10% 감산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 OLED의 경우 리지드, 플렉서블 모두 손실을 낼 것으로 본다”며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와 가격 경쟁을 하고 있는 리지드 OLED는 이번 분기는 물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플렉서블 OLED의 경우 애플 물량 감소에 따라 가동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도 주요 매출원인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1분기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대형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세로 전환해 올 들어 원가(캐시코스트) 수준으로 떨어졌다.

3월 LCD 대형 패널 가격이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아직도 가격은 낮은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32인치 TV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8월 55달러에서 지난달 43달러로 7개월 동안 22%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 2월 41달러에서 소폭 반등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수준의 가격은 회복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55인치 TV LCD 패널 가격도 157달러에서 143달러로 11% 줄었다. 지난 1분기 동안 두 제품 가격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선 양사가 대외변수에 발목이 잡혔지만 하반기부터는 점차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특히 LCD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LCD 패널의 가격 반등세가 포착되고 있다. 가격 하락을 주도했던 중국 BOE가 지난해 재무 환경이 악화되면서 LCD 패널 제품에 보수적 가격을 매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증권업계선 LCD 패널 가격이 저점을 찍은 만큼 올 2분기부터 반등의 여지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장기적으로 양사는 실적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설 전망이다. 양사가 LCD 출구 전략으로 지목한 먹거리는 OLED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에 이어 대형 OLED 투자에도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르면 이달 중 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QD OLED에 대한 투자 결정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OLED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중국업체가 LCD 패권을 쥐면서 OLED 이동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하반기 가동을 시작하는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도 대형 OLED 장악력을 강화할 기회로 풀이된다. 

김양재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광저우 신규 공장 가동 시 OLDE TV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290만대에서 내년 680만대까지 급증할 수 있을 것”이라며 “LCD TV 패널과 함께 OLED TV 패널 판가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OLED TV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OLED TV 출시 업체도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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