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와 더불어 주행 성능도 잡아···차로이탈 방지보조 등 최첨단 안전기능도 돋보여

그랜저 히이브리드가 주행하는 모습. / 사진=현대자동차
그랜저 히이브리드가 주행하는 모습. / 사진=현대자동차

‘2019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그랜저를 가장 그랜저답게 표현한 모델이었다. 그랜저 하면 떠오르는 정숙성을 완벽하게 구현했고, 각종 안전 및 편의장치로 운전자 뿐 아니라 동승자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해줬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시승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역에서 경기도 남양주 두물머리를 거쳐 다산생태공원 인근까지 가는 약 35Km 구간에서 이뤄졌다. 강남대로를 따라가다 잠실종합운동장 부근에서 올림픽대로로 접어 든 후 팔당대교를 건너 목적지로 향하는 코스였다.

외관에서 가장 특이했던 점은 하이브리드 모델답지 않게 하이브리드 티가 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이브리드 모델 대부분은 특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디자인이 들어가 일반 모델과 확실하게 구분이 된다. 허나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차량 후면부에 ‘hybrid’라고 조그맣게 글씨가 들어간 것 외엔 일반 모델과 외관 차이가 거의 없었다.

실내에 적용한 ‘코르크 리얼우드’ 디자인은 조심스럽게 이 차량이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간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고급세단의 느낌보단 친환경적인 느낌을 강조한 것으로 보였다. 그랜저의 과거 모델들처럼 무게감 있는 실내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에겐 어색하겠지만, 경쾌함과 젊은 감각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였다.

시동을 걸자 달라지는 것은 계기판에 불이 들어오고 시트가 맞춰지는 것뿐이었다. 시동을 걸고 움직이자 그때서야 엔진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정숙성이 뛰어났고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그랜저 하면 떠오르는 ‘편안한 승차감’을 극대화했다.

평일이었지만 강남역 부근에서 잠실까지 가는 길은 꽉 막힌 차들로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차량엔 성인 4명이 탑승했다. 답답해 할 만 한 상황이었지만 실내공간의 편의성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조수석 시트 왼쪽에 ‘동승석 릴렉션 컴포트 시트’ 버튼이 탑재됐다. 해당 버튼을 누르면 동승자의 시트가 ‘무중력 중립자세’ 형태로 변환된다. 조수석에 앉은 탑승자는 집에서 휴식을 취할 때 앉을만한 무중력 의자에 앉아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날렵하고 잘 빠진 외관에서 느껴지는 것과 달리 넓은 뒷좌석도 동승자들에게 편암함을 제공했다. 180㎝가 넘는 운전자가 불편함 없이 시트를 세팅했음에도 바로 뒷좌석에 앉은 탑승자가 노트북작업을 하는데 전혀 무리함을 느끼지 못했다.

꽉 막힌 시내를 벗어나 올림픽대로로 접어들자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주행능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가속 패달에 힘을 주자 계기판 속도가 부드럽게 올라갔다. 뜸들이지 않는 신속한 가속이 돋보였다. 필자가 평소에 타는 SUV 경유 차량에 견줘도 전혀 뒤지지 않게 가속되는 느낌이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엔 세타 MPi Ⅱ 엔진을 적용했으며 촤고마력은 159마력, 최대토크는 21㎞.m다.

차의 주행 한계를 경험해 보기 위해 ‘스포츠 모드’로 설정한 채 가속 패달을 밟았다. 운전자의 몸이 뒤로 젖혀졌고, 동승자 입에서도 감탄이 나왔다. 살짝만 패달에 발을 갖다 대도 차는 먹이를 발견한 맹수마냥 엔진소리를 내며 앞으로 치고 나가려 했다. 외관 뿐 아니라 주행에 있어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생각을 잊게 하기 충분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엔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등 수많은 안전기술이 들어갔다. 차선 변경 시 알려주는 후방 차가 다가올 경우 경고음을 냈다. 타이어가 살짝 갓길 실선을 밟으려 하면 핸들이 미세하게 떨리며 차로 이탈 사실을 알려줬다. 대형세단에 속하지만, 초보자들에게도 안심하고 운전대를 맡길 수 있을 듯 했다.

전방 유리의 헤드업디스플레이(HUD)엔 운전자의 현재 속도와 과속단속 카메라와의 거리가 표시됐다. 이와 더불어 좌우 후방에 차량이 근거리에 있을 경우 각 방향에 차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HUD 화면표시는 상하로 조절이 가능해 운전자 앉은키에 상관없이 가장 잘 보이는 각도를 구현할 수 있게 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기록한 연비는 15㎞/ℓ였다. 성인 4명을 태운 채 꽉 막힌 시내를 달리고 스포츠 모드를 적극 가동하는 등 연비운전을 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열악한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 다운 연비효율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공인 연비는 16.2㎞/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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