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판매 중지에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 하한가
최근 신약 관련 악재 쌓여 업종 전반에 투심약화 가능성
과거와 달리 개별 종목 영향으로 끝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와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최근 주가 흐름. / 그래프=키움 영웅문HTS.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최근 주가 흐름. / 그래프=키움 영웅문HTS.

국내 증시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이 최근 연이은 악재에 노출되면서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를 대표하는 신약들에서 판매 중지, 임상 불안 등 이슈가 불거져 나왔다. 앞서 나온 회계 이슈 파장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신약과 관련된 악재가 나오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투심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장 시작과 함께 가격제한폭의 하한선까지 내렸다. 이후 이날 오후 2시 30분까지도 회복하지 못하면서 주가는 전날 대비 29.92% 내린 5만2700원에 위치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 역시 이날 장 시작과 함께 급락하면서 전거래일 대비 29.9% 내린 2만415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같은 주가 급락 배경에는 코오롱그룹의 신약인 인보사(INVOSSA)가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보사-K’의 주성분 중 1개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인 것으로 파악했고, 인보사 아시아지역 내 개발 및 판매를 담당하는 코오롱생명과학은 해당 제품에 대해 자발적으로 유통·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다. 여기에 미국 임상 3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하면서 인보사의 미주 및 유럽 등의 판권을 갖고 있는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도 급락한 것이다.

인보사는 코오롱그룹이 19년간 투자해 시장에 내놓은 한국 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다. 골관절염 치료에는 현재 진통제, 스테로이드 주사 외에는 적절한 약물적 치료제가 많지 않아 인보사의 등장은 큰 기대를 모았다. 실제 2017년 11월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시술 건수 1500건을 돌파했고 이 신약을 활용한 유전자 치료 기관이 58곳에서 819곳으로 급팽창했을 정도였다. 

국내 대표적인 신약에서 악재가 나오면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심 약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른 제약·바이오주에서도 최근 신약 관련 부정적인 재료가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인보사 쇼크’가 불을 붙일 수 있는 까닭이다. 앞선 지난달 15일 한미약품은 파트너사인 스펙트럼(Spectrum)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와 관련 미국 식품의약청(FDA) 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한 소식을 알렸다. 지난달 21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바이오젠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개발을 중단키로 했다.

이와 함께 제약·바이오주를 둘러싼 회계 관련 이슈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앞서 아미노산 화합물인 펩타이드 기반 화장품을 생산·판매하는 케어젠은 지난달 ‘의견거절’의 감사의견을 받은 바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 사업을 하는 차바이오텍은 최근까지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면서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을 연장한 상태다. 제약·바이오주 회계 신뢰 문제에 신약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도 겹쳐진 것이다.

다만 제약·바이오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개별적인 이슈로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회계나 신약 관련 이슈가 업계의 전체적인 문제로 읽히면서 업종이 다같이 내리는 모습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해당 종목 위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업종 전반에 영향이 아주 없진 않겠지만 문제의 종목 투자자가 아니라면 과도한 우려는 기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제약·바이오 주가를 살펴보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제외하곤 큰 영향을 받고있지는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시총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날 대비 0.3% 오른 6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라젠과 바이로메드는 전날 대비 각각 0.31%, 1.82% 내리고 있지만 그 폭은 크지 않다. 시가총액 17위인 에이비엘바이오의 경우엔 전날 대비 6% 넘게 상승 중이다. 

한편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004년과 현재 기술 수준 차이로 세포에 대한 분석 결과가 바뀌었을 뿐”이라며 “중간에 세포가 바뀐 적이 없어 애초 세포의 ‘명찰을 잘못 달아준 상황’이기 때문에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당시 기술로는 문제의 성분이 ‘연골세포’로 판단됐다가 최신 기술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293유래세포’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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