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자산 손상 징후에 주목···가격 협상력 약화 우려

동부제철이 감사인으로부터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 감사의견을 받으면서 매각 작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한정 의견의 사유로 유형자산 손상 징후가 포함된 만큼 향후 매각가를 낮출 요소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동부제철의 전기로 / 사진=연합뉴스
동부제철이 감사인으로부터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 감사의견을 받으면서 매각 작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한정 의견의 사유로 유형자산 손상 징후가 포함된 만큼 향후 매각가를 낮출 요소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동부제철의 전기로 / 사진=연합뉴스

동부제철이 감사인으로부터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 감사의견을 받으면서 매각 작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정 의견으로 인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지만 이보다는 향후 가격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한정 의견 사유에 유형자산 손상 징후가 포함된 만큼 향후 매각가를 낮출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부제철은 전거래일 대비 1020원(14.45%) 급등한 8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6일 외부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감사의견을 받았다고 공시한 뒤 거래 정지 기간을 거쳐 2거래일 만에 급등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6일 공시 이후 동부제철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고 동부제철은 주식거래 정지 기간을 거쳐 지난 28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시장에서는 이날 동부제철 급등이 거래 정지에 따른 하락폭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동부제철의 재무상태가 악화됐다는 사실이 이미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주식거래 재개 후 빠른 반등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다. 동부제철은 이미 지난 12일 납입자본금의 절반 이상이 잠식됐다는 사실을 알린 바 있다. 또 지난 수년간 철강 경기 침체를 경험한 만큼 한정 의견의 파급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거래정지 이후 급등한 주가와 달리 동부제철의 매각작업은 한정 의견에 영향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부제철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이전하는 형식의 매각을 추진중이다. 현재 동부제철의 지분은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39.17%, NH농협은행이 14.9%, 한국수출입은행 13.58%, KEB하나은행 8.55%, 신한은행 8.51% 등 84.71%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동부제철에 대한 외부감사를 진행한 안진회계법인의 한정 사유에 주목하고 있다. 안진회계법인은 자산손상을 시사하는 징후가 있는 유형자산의 회수가능가액과 유형자산 추정내용연수의 적정성, 그리고 이연법인세자산 인식 조건의 충족 여부에 대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며 한정의견을 제시했다. 

동부제철은 이번 매각 이전에 두차례 자산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지난 2014년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당진공장과 동부인천스틸을 묶어 포스코에 매각하려 했지만 가격이 높다는 지적 속에 매각에 실패했다. 이어 지난 2017년에도 당진공장과 주요 자산 매각에 나섰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 거론되던 매각가는 1200억원 수준이다. 

당진공장은 동부제철이 자체 열연강판 생산을 위해 투자한 전기로 공장으로 분류된다. 투자금은 총 1조2000억원 가량이 들어갔다. 따라서 1200억원 가량의 매각가를 두고 헐값 매각 논란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자체 생산으로 인한 효과가 크지 못했고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동부제철을 위기에 빠뜨린 곳이라는 점에서 인수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비싸다는 의견이 나온다.

핵심 보유 자산 매각이 연거푸 실패한 상황에서 유형자산의 손상 징후와 관련해 한정 의견이 나왔다는 점은 향후 매각 절차에서 동부제철의 가격 협상력을 낮출 전망이다. 현재 동부제철은 매각 과정에서 KG그룹과 사모펀드(PE) 두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한 상황으로 어느 때보다 매각 기대감이 크다. 다만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될 경우, 이후 진행될 실사에서 자산 손상에 대한 가격 할인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부제철이 유형자산 손상징후와 관련해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한정 의견을 받은 만큼 이 문제는 추후에도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당장 거래정지 해소 보다는 향후 매각의 성사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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