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미세먼지 장기화에 공기청정 성능 에어컨 출시, 쾌속청정 강조
프리미엄 가격대는 부담, 이동성 한계도 지적

LG 시그니처 에어컨 / 사진=LG전자
LG 시그니처 에어컨 / 사진=LG전자

 

미세먼지 사태가 공기청정 가전 시장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에어컨 시장도 그렇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앞다퉈 공기청정 기능을 강화한 에어컨을 출시하며 가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공기청정 기능은 최근 가전 시장 필수요소로 떠올랐다. 롯데하이마트가 리서치 전문업체 마이크로밀엠브레인을 통해 3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전국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기청정기를 필수 가전으로 인식한 응답자는 326명(65.2%)에 달했다. 특히 이중 공기청정기를 보유한 응답자 317명 중 221명(69.7%)은 추가 구매할 의사가 있다는 의사를 보였다.

이 같은 소비자 인식 변화 속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기청정 가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특히 ‘삼한사미’로 불린 이번 겨울 이후 가전업계는 발 빠르게 공기청정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올초 삼성전자는 미세먼지 문제 솔루션을 제공할 ‘미세먼지 연구소’를 신설했고, 앞서 지난해 10월엔 LG전자가 공기청정 연구개발(R&D) 부서 ‘공기과학연구소’를 설립했다.

여름철 가전으로만 인식됐던 에어컨도 공기청정 성능이 대폭 강화되는 추세다. 가전시장 양대 업체 경쟁도 뜨겁다. 삼성전자는 올해 2019년형 무풍에어컨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설 전략이다. 초미세먼지까지 잡기위해 ‘e-헤파 필터’를 더해 미세한 전기장 방식으로 미세한 입자까지 99.95% 제거할 수 있도록 했다. 쾌속 ‘파워청정’ 뿐만 아니라, e-헤파 필터만 운전하는 ‘독립 청정’, ‘무풍 청정’ 등 다양한 모드도 지원한다. 특히 삼성 큐브 등 그간 축적한 높은 필터기술력을 기반으로 에어컨까지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LG전자도 최근 신형 에어컨을 공개하며 ‘사계절 활용’을 마케팅 구호로 강조했다. 지난 26일 공개된 ‘LG 시그니처 에어컨’은 냉난방은 물론 가습, 제습, 공기청정 총 5가지 기능이 모두 탑재된 점이 특징이다. LG전자가 초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시그니처 제품군에 에어컨을 추가한 점도 주목된다.

이날 신제품 공개 행사에 참석한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에어컨이란 작은 공간에 5가지 기능을 다 넣으면서 기술 난이도가 높고 편의성을 고려해 개발 기간이 다소 길어졌다. 에어컨을 여름 제품이 아니라 ‘사계절 제품’으로 만드는 동안 고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 또한 공기청정 성능이 강화됐다. 기존 제품 대비 약 80% 더 빠른 쾌속 청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사용자 편의성도 강조했다. 에어컨엔 미니 로봇청소기가 내장돼 공기청정 프리필터를 자동 청소한다. 또 에어컨 뒷면의 집진필터, 탈취필터엔 ‘오토무빙 필터시스템’이 적용돼 디스플레이 버튼만 누르면 필터가 자동으로 측면으로 움직여 탈부착을 쉽게 했다. 벽걸이형 모델에선 리모컨 버튼을 누르면 전면 판넬이 내려오면서 상단의 집진필터와 탈취필터가 앞쪽으로 나오는 구조다. 여기에 10년동안 교체하지 않고 쓸 수 있는 ‘시그니처 블랙 필터 시스템’, 물로 씻기만 해도 1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초미세 집진 블랙 필터', 형광등이나 햇빛에 비춰주면 10년 공기정화 기능을 유지하는 '광촉매 탈취 블랙 필터'도 적용됐다.

향후 에어컨 시장이 여름철 가전을 넘어 사계절 수요를 노릴지 주목된다. 다만 에어컨에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면서 점차 가격대가 상승하는 점은 상용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LG 시그니처 에어컨의 가격은 미정이나 1000만원 이상을 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몸집이 큰 스탠드형 에어컨이나 벽에 고정된 벽걸이형 에어컨은 개별 공기청정기보다 이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공기청정 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수요 간섭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 성능이 강화된 에어컨이 출시된다고 해도 기존 공기청정기 시장 수요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동성과 가격대가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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