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대기업도 주목하는 공유주방·공유오피스···“경쟁 심화 막는다면 비용면에서 효과 높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식당을 차리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하다. 주방과 홀이 있고, 동시에 상권이 좋은 입지를 골라야 한다. 치솟는 임대료에 자영업자들은 수익성은커녕 손해를 입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유주방들이 생겨나고 있다. 심플프로젝트 공유주방 ‘위쿡(WECOOK), 배달의민족 ‘배민키친’, 요기요 ‘셰플리’ 등이 대표적이다.

스타트업 산업이 공유경제를 주목하고 있다. 카풀(승차공유), 공유오피스, 공유주방 등이 모두 공유경제에 포함된다.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 또한 공유경제 산업을 육성하고 투자하는 추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겨난 공유오피스와 공유주방사업의 몸집이 커지고 있다. 롯데액셀러레이터가 투자한 공유주방 인큐베이터 스타트업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올해 안에 공유주방 15개지점을 추가로 연다. 롯데그룹은 롯데호텔, 롯데쇼핑 등 계열사와의 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글로벌 차량공유기업, 배달앱 스타트업 등도 공유주방에 뛰어들었다. 우버 창업주는 운영하는 시티스토리지시스템은 클라우드키친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다음달에 클라우드키친 1호점이 생길 예정이다. 배달의 민족은 배민키친, 요기요는 셰플리로 배달 인프라를 활용한다. 음식을 공유주방에서 만들어 바로 배달하는 것이 배달앱 공유주방의 차별성이다.

국내 공유오피스 또한 지점을 대폭 늘리고 있다. 토종 공유오피스 중 가장 실적이 좋은 패스트파이브는 현재 총 16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강남 지역 일대에 집중돼 있었던 공유오피스는 지난해부터 강북 지역까지 세력을 키웠다. 패스트파이브 측은 2019년까지 지점을 30개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뿐만 아닌 대기업 분사 사업팀, 1인 기업 등 수요층도 다양하다.

반면, 공유경제 산업 중 하나인 카풀은 아직 발전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공유주방, 공유오피스와 달리 차랑공유는 기존산업 간 갈등이 심하기 때문이다. 택시업계는 4년 넘게 카풀산업을 반대했다. 이에 국회와 업계가 모여 대타협을 이뤘지만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 다시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풀러스 위모빌리티, 위츠모빌리티 등은 카카오카풀의 특혜를, 개인택시협회는 카풀 전면금지를 주장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공유경제 산업이 임대료, 인건비 등의 비용절감은 물론 불합리한 수익구조 등을 개선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자영업자는 568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 감소한 반면 자영업자 대출은 609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늘었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진 만큼 인프라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와 창업가들의 폐업이 늘어나면서 물건이나 공간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개념이 중요해졌다. 사실 카풀만 보더라도 사람들이 공유경제에 대한 인식이 뚜렷하진 않다. 하지만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점점 입소문이 나는 것"이라며 "함께 공간을 쓰기 때문에 임대료나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유경제 산업이 성장해 오히려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지 않을까 걱정되긴 한다. 공유산업 플랫폼들끼리 경쟁해 취지와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다. 이 점을 견제한다면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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