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 협상단 28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무역협상 돌입
미중, 내달 3일 워싱턴DC서 협상 이어가···구체적 타결안 문구 작성 가능할 듯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28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 등과 만나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하기위해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귀빈실에서 나오는 므누신 장관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28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 등과 만나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하기위해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귀빈실에서 나오는 므누신 장관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미중 장관급 무역협상이 28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다시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미중 양국이 그동안 협상의 난관이었던 강제 기술이전 문제와 관세 일부 철회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장기간 이어오던 미중 무역협상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은 28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8차 고위급 무역협상에 돌입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 미국측 고위급 협상단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쯤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고, 이날 밤부터 류허 중국 부총리 등과 협상에 들어갔다.

므누신 장관은 베이징에서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나는 베이징에 다시 오게 돼 기쁘다”며 “생산적 협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양측은 내일(29일) 하루 종일 협상을 진행한다”며 “류허 부총리는 최근 미국 측과 수차례 통화를 했고, 협상은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아직 협상할 사안들이 많이 남아있다. 류 부총리는 내주에는 워싱턴DC를 방문해 협상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다음달 3일 워싱턴DC에서 무역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이날 “2주 동안 두 차례 진행될 협상은 무역전쟁을 해결하는 막판 질주”라고 보도했다. 미중 협상팀은 4월말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실제론 5~6월까지 협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중 양국이 그동안 무역협상의 난관으로 꼽혔던 중국의 강제 기술이전 문제와 미국 관세 부과가 해결될 수 있음을 시사해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의 29일 무역협상 관련 보도에 따르면, 중국 측은 최근 강제 기술이전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 ‘전례없이(unprecedented)’ 진전된 제안을 미국 측에 건넸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를 중단하라는 요구에 대한 중국 측의 의미있는 답이라고 평가했다. 외국 기업을 상대로 한 기술이전 강요에 대한 제재 강화 등이 제안에 포함된 것으로 관측된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NEC(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같은 날 미국 수출입은행 연차총회에서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중국에 대한 관세 가운데 일부를 철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커들로 위원장은 “우리는 무역협상의 성과가 무엇인지 봐야 하고 지렛대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분명히 말하자면 그것이 반드시 모든 관세를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관세 중 일부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협상 시한에 대해 그는 “이것은 시간에 달린 것이 아니고 정책 및 이행에 달린 것”이라며 “이것이 추가로 몇주, 몇 달이 걸린다면 그렇게 해야 하고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했듯 미국에 좋은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이 해외기업에 대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단계적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협상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8일 외교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리커창 중국 총리가 최근 IBM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 인사들과 회담하면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측은 자유무역지구를 시범적으로 시행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동안 미국은 클라우딩 컴퓨터를 비롯해 중국 정보기술(IT) 시장의 폭넓은 개방을 요구해왔다.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IT 기업들이 앞다투고 있다.

중국은 자국 업체와의 합작법인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술이전 문제와 맞물려 사실상 시장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WSJ은 “중국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하려면 합작법인을 설립해야 하고, 이는 중국 파트너에 대한 기술이전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제약 없이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이 이번 무역협상에 다소 전향적으로 나오면서 구체적인 타결안 문구 작성에 들어갈 정도로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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