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X, 차량 사물 간 통신으로 센서 기반 자율주행차 보완 기술로 평가
통신 방식 표준화는 숙제··· DSRC·C-V2X 통합 플랫폼 솔루션도 제시

/그래픽=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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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이동통신 5G 상용화를 앞두고 업계가 신사업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초저지연, 초연결성 5G 상용화로 자율주행 등 자동차산업도 변화를 맞았다. 이 가운데 자율주행 통신 표준이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와 업계는 무선랜 기반 DSRC(Dedicated Short Range Communications) 방식과 이동통신 기반 C-V2X(Celluar V2X) 방식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안정성이 입증된 DSRC와 저지연성이 강점인 C-V2X를 통합하는 플랫폼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V2X(Vehicle to X)는 차량과 차량(V2V), 차량과 보행자(V2P), 차량과 인프라(V2I) 및 차량과 네트워크(V2N) 간 교통상황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거나 공유하는 통신을 총칭한다. 현재 레이더, 라이다, 카메라 등 센싱 기술 중심으로 거론되는 자율주행을 보완할 기술들로도 주목받는다. 도로 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통신 기술이 자칫 ‘자동차의 눈’인 센서가 놓치기 쉬운 사고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센싱 기술이 점차 고도화되면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점차적으로 1%, 2%를 다투는 확률 싸움으로 귀결된다는 한계가 있다. 센서 기술이 고도화 될수록 기술 개발 비용이 점차 증가하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V2X 통신 표준은 DSRC와 C-V2X 양진영이 비교적 큰 편이다. 국내 정부와 산업계는 어느 기술 편에 설 것인지를 결정하지 못했다. 최인구 한국도로공사 연구원은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한국통신기술학회에서 개최된 '자율주행 서비스 및 V2X 워크샵'에서“이동통신 기반 V2X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선 아직 V2X 두 통신 방식을 두고 중 업계와 정부가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DSRC 방식의 WAVE와 C-V2X의 방식으로 LTE V2X가 활용되고 있다. 단거리 전용통신 DSRC 방식은 비교적 오랜 검증기간을 거쳤다. 지난 2012년 차량통신에 맞는 WAVE로 표준화가 완료되면서 우리 정부도 DSRC 기반 지능형 교통체계(ITS) 구축 사업에 힘써왔다. 현재까지 전국에 총 85km에 달하는 구간과 K-City 및 대전 대덕 지구, 세종시, 판교 Zero City 등 일부 지역에 DSRC 방식의 장비가 설치됐다.

DSRC는 무선랜 기술 기반 단거리 전용 통신 방식으로, 5.9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다. 쉽게 말하면 와이파이와 비슷한 통신방식이다. 노변 기지국과 차량 단말이 데이터를 주고받는 구조다. 도로 곳곳의 정보를 송수신하기 위해선 최대 2km마다 기지국을 세워야 한다. 다만 신속한 데이터 처리 속도로 그간 ITS 사업 중심이 돼 왔다. 인프라와 차량 단말이 충분히 공급될 경우 도로 교통상황이나 돌발 상황을 사전에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으로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C-V2X 방식은 2014년 국제 이동통신 프로젝트 3GPP에서 처음 제안됐다. 3G, LTE 등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무선랜보다 커버리지가 2~3배 넓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이동통신 기술이 진화를 거듭하며 속도가 빨라지고 방대한 데이터 전송에 용이해지면서 장기적으로 C-V2X 방식을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존 전용통신 DSRC 방식에 C-V2X 방식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업계는 표준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두 방식 모두 같은 주파수 대역을 쓰지만 서로 호환이 불가능하다. 시장에선 V2X 표준을 두고 두 기술이 마치 경쟁하는 양상도 연출된다. 기업은 공익목적으로 구축된 DSRC 방식보다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C-V2X 방식에 관심을 기울인다. 여기에 상용화 초읽기에 돌입한 5G는 C-V2X 방식 도입에 힘을 더하는 모습이다. ‘실시간’이 생명인 교통 환경에서 5G의 저지연성은 더 빠른 이동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국가‧지역별 추진 사업 방식도 제각각이다. 최 연구원은 “중국은 C-V2X 방식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미국과 한국은 두 기술 중 어떤 기술을 활용하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며 "그간 DSRC 방식 WAVE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개발됐지만 대기업들이 최근 C-V2X 방식에 관심을 기울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두 가지 통신 방식의 통합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어느 하나의 방식만 골라 쓰기보다, DSRC와 C-V2X 통신 방식을 결합해 지역과 상황에 따라 서비스를 공급한다는 발상이다. 앞서 글로벌 전장업체 컨티넨탈은 DSRC, C-V2X가 통합된 하이브리드 V2X 플랫폼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이 제품은 단거리 전용 무선통신인 DSRC 방식과 곧 상용화를 앞둔 C-V2X 방식 모두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국계 미국 기업 에티포스도 출사표를 냈다. 이 회사는 최근 DSRC와 C-V2X 방식을 통합한 ‘5G 글로벌 V2X 플랫폼 솔루션’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컨티넨탈과 달리 오픈 마켓 적용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하나의 완제품이라기보다 개발이 가능한 오픈 플랫폼으로 기능한다는 의미다. 물리적 장치와 데이터링크 계층은 별도의 모뎀으로 구성됐지만, 상위 레이어는 유기적으로 통합했다. 사용자는 주행 상황과 시나리오가 달라져도 두 통신으로부터 서비스를 모두 공급받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회사 측은 장기적으로 5G NR에서 정의되는 V2N 서비스와 연계되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두 통신 기술을 가지고 다툴 필요가 없다. 통신은 하나의 미디어고, 거기에 어떤 내용을 담고 어떤 방식으로 주고받을지에 대한 연구개발은 지금보다 더 이뤄져야 하는 상태”라며 “하드웨어, 프로토콜 스택,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V2X 사업에 있어 다양한 개발 수요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시장 수요를 고려하고 거기에 맞는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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