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문자메시지 통해 사퇴의사···‘4번째 논란’ 중도하차 靑참모
野 집중 공세 ·국민여론 악화 영향···與, 최고위서 ‘당 차원 우려 표명’ 전달 결정

고가 건물 매입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오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고가 건물 매입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오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격사퇴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대 25억7000만원 상당의 건물 매입 관련 야당의 공세와 악화된 국민여론에 따른 것이다.

김 대변인은 29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특히 그는 자신을 향한 논란과 관련해 “어제(28일) 여러분들 앞에서 해명을 하면서도 착잡했다. 여러분의 눈동자에 비치는 의아함과 석연찮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대변인은 “‘기자생활을 30년 가까이 한 사람이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몰랐던 거야?’ 그런 의문”일 것이라며 “‘네, 몰랐습니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또한 다 제 탓”이라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2일 임명된 김 대변인은 전병헌 전 정무수석,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 김현철 전 경제보좌관 등에 이어 4번째로 논란에 의한 ‘중도 하차 청와대 참모’가 됐다.

앞서 야당은 김 대변인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집중공세를 펼친 바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국토투기부 장관’ 후보자에 걸맞은 ‘투기 대변인’이 나타났다”며 “김 대변인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대출을 했는지부터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서면 논평에서 “정부는 총 11개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며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라고 하고, 재개발 지역의 투기 과열도 잡겠다고 했는데 정작 정부의 주요 정책을 설명하고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던 청와대 대변인은 뒤에서 서민은 꿈도 못 꿀 재개발 투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고 강력 비판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등 야당도 공세에 동참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김 대변인의 절묘한 재테크를 보면서 국민은 절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서면 논평에서 “청와대에 입성하자마자 부동산 투기에 올인한 김의겸 대변인은 당장 사퇴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김 대변인의 전격사퇴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우려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하며 신속하게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변인 논란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있고, 당 차원의 우려를 표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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