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내부거래비율 31.5%로 신세계아이앤씨(76.1%), 신세계건설(61.4%) 이어 그룹 내 세 번째로 높아
이명희 회장·정용진 부회장, 이마트 통해 신세계푸드 ‘간접지배’···높은 내부거래에도 일감몰아주기 규제 벗어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신세계그룹 내 단체급식과 식품유통 등을 하는 신세계푸드가 그룹 내 급식 위탁 비중을 줄여 일감몰아주기 해소에 나섰지만 여전히 높은 내부거래액을 기록했다. 5년 전 2300억원대에 불과했던 신세계의 내부거래액은 꾸준히 늘어 이제 4000억원에 육박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지난해(연결기준) 전년보다 5.9% 늘어난 1조27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2% 줄어든 273억원이었다.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올린 내부거래액은 약 3974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31.4%의 비중을 차지했다.

 

 

신세계푸드의 매출은 ▲계열사 단체급식 위탁운영 ▲외식사업 ▲식자재 유통 ▲ 가공식품 공급 등에서 발생한다. 이 중 단체급식과 외식사업이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2% 정도다.

최근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로,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단체급식 위탁운영권이 수의계약에서 입찰계약으로 바뀌면서 신세계푸드의 매출 성장세는 둔화됐다. 2016년 신세계푸드의 전년대비 매출증감률은 17.9%였으나 다음해는 12.9%로 줄었고, 지난해는 5.9%로 뚝 떨어졌다. 이는 일감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간 신세계푸드는 내부거래로 사세를 키웠다는 얘기로도 통한다.

 

 

실제 신세계푸드의 내부거래 비중은 쉽게 줄지 않고 있다. 2014년 신세계푸드의 내부거래액은 2315억원에서 지난해 3974억원으로 5년 만에 약 1.7배가 늘었다. 그룹 내 신세계푸드의 충성고객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지난해 신세계푸드의 전체 내부거래액의 절반가량인 약 2100억원을 일감으로 줬다. 전년보다 20억원 늘었다.

신세계푸드의 내부거래비율(31.5%)은 신세계아이앤씨(76.1%)와 신세계건설(61.4%)에 이어 그룹 내에서 세 번째로 높다. 문제는 신세계푸드의 지배주주 중 하나가 이마트(46.1%)라는 것이다. 이마트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각각 18.22%, 9.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내부거래로 올린 수익은 배당으로 이마트로 흘러가고 이는 다시 오너 일가의 부(富)로 이어진다.

그러나 높은 내부거래에도 신세계푸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지 않는다. 최대주주인 이마트를 통해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푸드를 간접지배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그룹에서 총수 일가의 직접 지분이 30%(비상장 20%)를 초과하는 상장 계열사와 거래하는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만약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이 넘거나 전체매출액의 12% 이상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심사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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